지난달 30일 오후 제주 제주시 일도동 제주영상위원회 건물 내 난타 상설공연장. 신명난 울림이 공연장에 가득했다. 330석을 메운 일본인과 중국인 관람객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관객이 직접 무대에 올라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에서는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난타는 2008년 제주에 입성했다. 지방에서 처음으로 상설공연장을 마련했다. 유흥 일색인 제주 야간 관광문화를 바꾸기 위해 도전장을 냈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공연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지만 안정적으로 정착했다. 관람객이 2009년 14만 명(공연 481회)에서 2010년 17만3000여 명(공연 621회)으로 늘었다. 지난해 중국, 대만, 일본 등 외국인 관람객이 83%나 됐다.
난타가 제주의 대표적 야간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지만 공연을 마련한 제주PMC㈜ 측은 요즘 고민이 깊다. 3년의 공연장 임대계약을 끝내고 재계약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PMC는 다른 단체가 공연장을 이용할 경우 ‘15일 전 통보’ 조항을 ‘한 달 전’으로 변경하길 원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제주지역 다른 단체가 공연장을 쓸 때면 다른 공연장소를 확보해야 한다”며 “한 달 전부터 공연 예약이 잡히기 때문에 15일 전 통보를 받으면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일부 사회단체는 공공예산으로 리모델링한 공연장을 쓰려고 해도 난타 공연을 이유로 대관이 거부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난타공연장 재(再)임대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PMC는 억울한 심정이다. 연간 1억2000만 원의 임대료와 공연장 유지보수비, 전기료를 다 내고 관광객 유치는 물론이고 고용창출 등으로 파급효과가 큰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난타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콘텐츠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한몫하고 있다. 난타는 변변한 문화콘텐츠가 없는 제주에 단비와도 같은 공연이다. ‘넝쿨째 굴러온 호박’을 차내는 어리석음을 범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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