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함 없는 관광특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설악권 투자혜택 늘려 쇼핑-위락기능 강화를”

전국에 관광특구가 너무 많아 특구 제도의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주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발표한 정책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기준 전국 관광특구가 총 27곳이나 돼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관광특구의 제도적 혜택이 상실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94년 전국 처음으로 관광특구로 지정된 설악권은 경쟁력이 약화돼 새로운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이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관광특구의 과도한 증가로 정부의 집중 지원이 어려워졌고, 관광특구 제도 도입의 목적이었던 영업시간 제한 규정이 1999년 철폐되면서 사실상 특구 혜택이 유명무실해졌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2000년대 이후 서해안고속도로와 KTX 개통 등으로 국내 서부관광축이 발전하면서 설악권 관광특구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설악권의 경우 청정 자연을 넘어 도시관광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광특구의 본래 취지인 쇼핑 위락 문화 부문에서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의 왕성한 소비를 이끌어내 활성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 그는 이를 위해 설악동 면세점 크루즈 등에 대한 국내외 기업의 개발 및 이용 권리를 확대하고 중소 규모 테마형 문화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인센티브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속초 시내의 관광상권 특화안으로 생선구이 및 설악단풍빵 거리 조성, 아바이마을 가옥 리모델링, 속초항을 통한 외국인 면세 혜택 등을 내놓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청정자연의 강조는 오히려 속초 관광의 단순함과 과거 지향적인 이미지를 고착시킬 수 있다”며 “다양성과 재미를 동시에 원하는 최근 관광객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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