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교육청, 수학과학경시대회 내년 폐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사교육 유발 문제점 많아”…
中 1, 2학년은 올해부터… “실력겨룰 기회 박탈” 반발도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중고교생 수학·과학경시대회가 내년부터 없어진다. 대학이나 고교 입시에 유리한 자료로 쓰려고 사교육을 받는 문제점을 없앤다는 이유에서다. 1989년 첫 대회가 열린 지 23년 만의 일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외부 수상 실적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는데도 대입 입학사정관전형에 스펙으로 쓰려고 시험 준비가 과열됐다”며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경시대회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고 7일 말했다.

올해 경시대회는 중학생의 경우 3학년만, 고등학생은 학년에 관계없이 응시할 수 있다. 저학년까지 사교육에 매달리지 않도록 중학교 1, 2학년은 올해도 시험을 못 보게 했다.

공동 문제 출제를 주관하는 서울시교육청이 수학·과학경시대회를 없앰에 따라 11개 시도교육청은 내년부터 어디에서 출제를 주관할지, 혹은 대회를 완전히 없앨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자체 수학·과학경시대회를 없앤 시도교육청은 3곳. 진보교육감이 있는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부터 폐지했다. 대구와 전북은 2005년 노무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없앴다. 경기는 문제를 자체적으로 낸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지난해 “사교육 의존형 선행학습을 추방하겠다. 중학생은 수학·과학경시대회 참여 학생을 3학년으로 제한하고 출제 범위도 5월까지의 중3 과정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시대회 자체를 폐지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학부모 이모 씨(45)는 “학생이 자기 실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회를 아예 없애는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모 씨(48)는 “외부 경시대회 실적을 안 본다고 해도 교육청 주관이라 신뢰도가 있고 대회 준비 경험을 자기소개서에 자기주도학습과 관련해 쓰기도 한다”며 “특정 지역만 폐지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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