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조폭 미니홈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8일 03시 00분


단합대회 사진 올렸다가 37명 덜미… 4명 수배

부산 기장군과 해운대구 출신 선후배인 20대 초반 41명은 2009년 12월 두목 김모 씨(24)를 중심으로 폭력조직 ‘기장청년회파’를 결성했다. ‘잘해 줄 때 잘하자’ ‘우리는 전국구다’ ‘(조직원이) 당하면 바로 달려가자’ 등 몇 가지 행동수칙을 만들었다. 해수욕장과 학교 운동장에서 단합대회도 여러 번 했다.

조직원들은 지난해 9월 다방 여종업원이 선불금 6000만 원을 받고 달아나자 업주 부탁으로 종업원을 감금하고 협박했다. 같은 해 4월 부산 금정구 서동 주점에서 문신을 보여주고 술값 144만 원을 내지 않는 등 주점 8곳에서 공짜 술 1500만 원어치를 마셨다.

조직 운영비가 부족하자 부산 유흥주점 밀집지역에 여종업원 공급업체인 ‘보도방’ 2곳을 직접 차려 충당했다. ‘서동 일대에서 행패를 부리는 조직이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조직원 한 명의 미니홈페이지를 뒤졌다. ‘기장청년회’라는 폴더에서 단합대회 때 윗도리를 벗고 찍은 사진을 보고 개개인 신상을 확인한 뒤 붙잡았다.

금정경찰서는 7일 행동대장 김모 씨(23) 등 7명을 구속하고 신모 씨(20) 등 30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달아난 두목 김 씨 등 4명은 전국에 수배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우리끼리 뭉쳐 다녔을 뿐 조직폭력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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