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6일 이옥식 감사적발 통보”… 교과부 “7일 언론보도 뒤에야 사실확인 ” 누가 거짓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9일 03시 00분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교육지원본부장으로 내정한 이옥식 한가람고 교장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사실을 알고도 묵과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징계 대상자를 1급 고위직에 내정한 교과부 인사 시스템도 부실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8일 “이 교장이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자리에 내정된 사실이 4일 알려졌다. 그래서 (우리 쪽에서) 해당 교장이 징계 대상이라는 감사 내용을 일단 교과부에 알렸다”며 “교과부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3월 한 달간 서울 시내 30개 학교를 대상으로 학교생활기록부 조작 실태를 감사했던 서울시교육청은 5일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가람고를 포함한 자율형사립고 12개 학교 중 9개 학교가 적발됐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교육청은 6일 감사 결과 일체를 교과부에 통보했다.

교과부는 이 교장이 징계 대상에 오른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7일 언론을 통해 이 교장이 징계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에야 서울시교육청 측에 자료를 요청해 사실을 확인했다”는 게 교과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런 교과부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감사 대상이 된 12개 자사고 가운데 대부분이 징계 대상에 올랐는데, 언론에서 문제를 지적하기 전까지 교과부에서 파악조차 못했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교과부 안에서도 “다른 자리도 아니고 학교 정책을 총괄하는 학교교육지원본부장 인사를 하면서 그런 사실을 묵과하느냐, 정말 몰랐다면 더 큰 문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인사과는 “이 교장이 파면 해임 등 중징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임명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통상 2주간 인사 검증을 거치지만 초기에 문제가 드러난 만큼 검증 절차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임명 여부를 결정하는 대로 필요할 경우 재공모를 실시하거나 현 본부장의 유임 등의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이 교장은 8일 “먼저 그만둔다고 하면 우리 학교가 학생부 조작 학교라고 인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교육청 감사 때 학생부 입력 기한이 지난 뒤에 입력한 것을 지적받았다. 교사들이 실수로 기한을 넘긴 것일 뿐”이라며 “관리 소홀로 ‘주의’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징계를 받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교장은 “본부장 자리와 관계없이 한가람고 졸업생들이 학생부 조작 학교 출신이라는 오해는 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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