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검사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며 이른바 ‘스폰서 검사’ 사건을 폭로했던 부산·경남지역 건설업자 정용재 씨(52)가 이번엔 접대한 검사의 실명과 접대방법 등을 상세히 담은 책(사진)을 출간할 예정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정 씨는 11일경부터 서점에 배포될 ‘검사와 스폰서, 묻어버린 진실’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퇴직 검사들까지 포함해 자신이 한 번 이상 접대한 검사가 200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현직 검사 56명의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당사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씨는 1980년대 중반부터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건설회사를 운영하면서 부산·경남지역 검사들과 친분을 쌓으며 접대와 촌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 달에 두 번씩 지청장 100만 원, 평검사 30만 원, 사무과장 30만 원, 계장에게는 10만 원씩 상납했다는 것.
정 씨는 이들에게 제공한 향응이 성 접대로 이어졌고, 대부분의 검사는 이를 거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사발령이 나서 지청을 떠나는 검사들에게 전별금으로 30만∼50만 원씩 현금을 건네거나 3돈짜리 순금으로 만든 단추 두 개 한 세트를 선물로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생 기억에 남으라는 뜻에서 줬는데 검사들도 신기하니까 아주 좋아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씨는 1985년 서울로 올라와 서울지역 검사들에게도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정 씨가 구술한 것을 한 시사주간지 기자와 인터넷매체 기자가 정리해 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스폰서 검사’ 사건 특별검사팀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한승철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4명을 기소했으나 4명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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