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공부]일반계 고교 상위 30곳 중 강남·서초구에 21곳 밀집

서울지역 일반계고 2011학년도 수능 성적
언수외 평균 2등급 이내 학생비율 분석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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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고사 성적 전교 10등 안에 드는 내 아이. 서울시내 주요대학에 무리 없이 합격할 수 있을까?’대학입시를 코앞에 둔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궁금하고 때론 초조하다. 이때는 해당고교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 수리 외국어 평균 2등급이내 학생비율’(이하 2등급 학생비율)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학진학 가능성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 입시전문 교육업체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2등급이내 학생비율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4년제 상위권대 진학률과 직결된다”면서 “또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내 고교들의 학력수준과 대입 경쟁력을 살펴보는 객관적 지표가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고입을 앞둔 중학생 학부모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2011학년도 수능 원자료 중 서울지역 일반계고의 수능 성적을 ‘신나는 공부’ 취재팀과 하늘교육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일반계고의 경우 전교생을 100명이라고 할 때 13등 안에 들면 서울시내 상위권대 진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14.4%로 가장 높았으며 서초구가 13.4%로 뒤를 이었다.

반면 이 밖의 서울시내 자치구 내 일반계고에선 전교 100명 중 10등 안팎의 성적으로도 서울시내 상위권대 합격을 장담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와 서초구 다음으로 2등급이내 학생비율이 높은 지역은 △양천구(8.2%) △송파구(6.6%) △노원구(6.1%)로 이들 지역 모두 2등급 이내 비율이 10%에 미치지 못했다.

○강남, 서초 일반계고 ‘절대 우위’ 현상 두드러져

강남구 및 서초구의 강세는 학교별 2등급 이내 학생비율 순위에서도 극명히 드러났다.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높은 서울지역 상위 30개 일반계고 중 21개교가 강남구(13개교)와 서초구(8개교)였다.

반포고(서초구·22.1%)가 서울 일반계고 중 유일하게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20%를 넘었으며, 진선여고(19.4%), 휘문고(17.7%), 경기여고(17.5%), 은광여고(17.3%) 등 강남구 고교들이 뒤를 이었다. 2등급 이내 학생비율 상위 30개교 중 일명 ‘교육특구’라 불리는 △강남 △서초 △양천 △송파 △노원에 속하지 않은 학교는 광남고(광진구) 한 곳이었다.

하늘교육 임 이사는 “강남구와 서초구엔 대학진학 실적이 좋다고 알려진 이른바 ‘명문고’가 다수 위치해 있어 다른 지역의 우수한 학생 중 상당수가 초등 고학년 혹은 중학교 때 강남, 서초로 전입한다”면서 “우수학생들이 사교육 밀집지역인 강남 및 서초구의 교육환경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이 지역의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유독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강남구와 서초구는 구내 일반계고 간 학력편차 역시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는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진선여고·19.4%)와 낮은 학교(서울세종고·4.6%) 간 격차가 14.8%포인트에 달했다. 서초구도 가장 높은 학교(반포고·22.1%)와 낮은 학교(언남고·7.5%)의 격차가 14.6%포인트로 두 번째로 학력격차가 컸다. 이 밖에도 △양천(14.2%포인트) △송파(10.2%포인트) △노원(10.2%포인트) 역시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와 낮은 학교 간 격차가 10%포인트를 넘었다.

○강남, 서초 전입은 신중히 고려해야

그렇다면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이들 일반계고에 진학하는 게 서울시내 상위권대 합격의 ‘보증수표’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대부분 학교 관계자와 입시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최근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 대부분 수시전형에선 내신점수가 중요한 평가요소 중 하나로 활용된다. 강남 및 서초지역 일반계고에선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이 높아 오히려 내신점수를 따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는 것.

학교 관계자와 입시전문가 대부분은 “섣부른 강남, 서초구 전입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적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남·서초 고교에선 중위권 성적만 유지해도 서울시내 상위권대에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만, 사실은 이들 학교에서도 전교 100명 중 10등 안에는 들어야 서울시내 상위권대 합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이 높은 강남, 서초구의 고교 중 일부가 자율형사립고(자율고)로 전환됐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2등급 이내 학생비율 상위 30개교 중 6개교가 2010년 이후 자율고로 전환됐다. 이 중 △휘문고 △현대고(이상 강남구) △세화고 △세화여고(이상 서초구) 등 4개교가 강남 및 서초구에 위치한 고교다.

임 이사는 “이들 고교는 서울지역 전체를 대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기고’이기 때문에 굳이 강남 및 서초구로 전입하지 않아도 진학이 가능하다”면서 “무조건 ‘교육특구’로 전입하기보단 자율고 진학을 고려하거나 해당 지역에서 대학진학 실적이 높은 고교를 선택하는 게 대학진학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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