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고교생 이지은 양, 스타 헤어디자이너 민상 원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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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2일 03시 00분


“남들만큼의 노력? 2,3배 더 노력해야!
종일 일하고 새벽까지 연습해 ‘나’를 만들었죠”

인천 문일여고 3학년 이지은 양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바이라’ 숍에서 스타 헤어디자이너 민상 원장을 만났다. 민상 원장은 “꿈이 있다면 미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며 “남들보다 2, 3배 더 노력해야만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 문일여고 3학년 이지은 양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바이라’ 숍에서 스타 헤어디자이너 민상 원장을 만났다. 민상 원장은 “꿈이 있다면 미쳤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며 “남들보다 2, 3배 더 노력해야만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뷰티숍 바이라(VAIRA). 바이라는 산스크리트어로 ‘다이아몬드와 같은 불멸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단어다. 이곳을 이끄는 사람은 민상 원장(38). 그는 김혜수, 손예진, f(x), 현빈 등 대한민국 유명 연예인의 헤어스타일을 연출한 스타 헤어디자이너다. 최근 인천 문일여고 3학년 이지은 양(18)은 ‘신나는 공부’ 덕분에 민상 원장을 만날 수 있었다. 민상 원장은 분주했다. 인터뷰를 위해 예약고객을 받지 않았지만 그를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인터뷰를 시작하려는 찰나 또 한 번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배우 김혜수 씨였다. 양해를 구한 민상 원장은 스마트폰으로 김혜수 씨가 원하는 헤어스타일 사진을 받고 일정을 조정했다. 곧 인터뷰가 시작됐다. 이 양은 또렷한 목소리로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 컴퓨터전문가 꿈꾸던 중학생, 헤어디자이너에 도전


“스타 헤어디자이너가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해요.”(이 양)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전문적인 미용학교는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열아홉 살 때 3개월 정도 학원을 다녀 미용자격증을 따고 헤어뉴스라는 숍에 들어가 약 2년간 일을 했어요. 전환점은 군대를 다녀오고 스승인 닉 모토야 선생님을 만나면서였어요. 그분은 영국의 유명 헤어디자이너 비달사순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은 최초의 동양인이셨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긴자에 있는 ‘NICK IN TOKYO’에서 일하며 많은 걸 배웠어요. 그 뒤로 서울 압구정동 NICK IN TOKYO 실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헤어디자이너 경력을 쌓기 시작했어요.”(민상 원장)

사실 민상 원장은 고교 때까지 컴퓨터 전문가를 꿈꿨다. 음악, 미술을 좋아했지만 헤어디자이너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그는 중3 때부터 8비트 컴퓨터로 베이직, 포트란, 도스 등 각종 컴퓨터프로그램 언어를 마스터하며, 동국대 전자계산학과에 합격했다. 하지만 돌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헤어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다. 민상 원장이 헤어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뭘까.

“지금은 포토숍 같은 그래픽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죠. 하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때는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려면 A4용지 한 장 분량의 프로그램을 짜야했어요. 공부의 끝이 보이지 않고 막막했어요. 그러던 중 남성 헤어디자이너들의 삶을 다룬 TV 아침방송을 보게 됐죠. 한 눈에 헤어디자이너의 매력에 빠져버렸어요. 이상하리만큼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샘솟았어요. 그래서 아버지 몰래 대학등록금으로 미용학원을 등록해버렸죠(웃음).”(민상 원장)

“헤어디자이너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준비해야 하나요?” 민상 원장의 도전기를 듣던 이 양이 물었다.

“지금은 뷰티미용학과가 있는 대학이 굉장히 많아요. 관련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일반적 방법이에요. 보통 미용관련 학교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4, 5년 경험을 쌓으면 헤어디자이너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학과와 상관없이 열정만 있으면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길은 열려있어요. 우리 가게에는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은행에 근무하다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고 들어온 스물일곱 살의 남자 직원도 있어요. 직업 전망은 좋다고 봐요. 우리 가게 디자이너 중에도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이 적지 않아요.”(민상 원장)

○ 미쳤다고 생각한 순간, 꿈은 이루어진다

불광불급(不狂不及·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민상 원장은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미쳐야 한다’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미용학원이나 대학 관련학과를 나오고 유명한 선생님 밑에서 경력을 쌓는다고 모두 훌륭한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건 아니에요. 저는 은사를 비롯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기도 했지만, 미쳤다고 생각할 만큼 이 일에 몰입했어요.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일하고 가게에 남아 새벽까지 연습했죠. 미용실 구석에서 잠깐 눈을 붙인 뒤 샴푸대에서 씻는 생활을 반복했어요.”(민상 원장)

민상 원장은 헤어디자이너로서 언제 보람을 느낄까? 그는 자신이 연출한 헤어스타일이 사회적 이슈가 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2009년 TV 드라마 ‘스타일’에서 잡지사 편집장으로 나온 김혜수 씨의 짧은 머리를 연출했어요. 그 뒤로 드라마 속 유행어를 본 뜬 이른바 ‘엣지헤어’가 유행했죠. 미국행 비행기에서 관련 기사를 보는데 뿌듯하더라고요. 꼭 사회적으로 주목받지 않아도 손님이 제가 해준 머리가 예쁘다고 즐거워하면 보람을 느껴요.”(민상 원장)

하지만 어려운 면도 없잖다. 체력적인 부담을 빼놓을 수 없다. 요즘은 주5일 근무를 하는 헤어디자이너도 많아졌지만 직업 특성상 정해진 휴일이 없다. 체력적인 면에서 남자 헤어디자이너가 유리한 편. 하지만 여자보다 상대적으로 섬세함이 떨어져 기술을 배울 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외국보다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외국은 커트리스트, 컬러리스트처럼 분야별로 전문화되어 있지만 우리나라는 헤어디자이너가 모든 분야를 잘해야 하기 때문.

민상 원장이 인터뷰를 마치며 던진 말은 긴 여운을 남겼다. 그의 말은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라는 드라마 속 유행어를 떠올리게 했다.

“자신은 노력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남들이 하는 만큼의 노력은 노력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요? 다른 사람보다 2, 3배 노력하지 않으면 나만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어요. 더 노력하세요. 남들이 하지 않는 일도 찾아 도전하세요. 꼭 헤어디자이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거예요.”(민상 원장)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헤어디자이너 민상 원장을 만나 인터뷰한 인천 문일여고 3학년 이지은 양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양처럼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아이돌그룹 등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2000명 가까운 고교생이 P·A·S·S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A·S·S는 매주 월요일 전국 고등학교에 무료 배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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