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밭에서 110억여 원이 나온 전북 김제의 시골마을이 최근 외지인으로 북적이고 있다. 로또 대박을 꿈꾸는 서민부터 땅의 기운을 받으려는 무속인까지 하루 평균 20∼30명이 다녀가고 있다.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축령마을은 30여 가구의 주민이 살던 작은 마을이었으나 전주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로 가까운 데다 분지형 풍광이 빼어나고 마을 뒤 구성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좋아 10여 년 전부터 전주의 대학교수와 의사 등 20여 가구가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다. 최근에는 김제시가 조성한 산책로인 ‘명품길’이 지나가고 마을 안에 40가구가 입주하는 ‘싸릿재 문화마을’이 건설 중이어서 시골마을치고는 제법 활기가 도는 곳이다.
주민 이모 씨(57)는 “땅속에서 110억 원이 넘는 돈이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경찰과 기자는 물론이고 각지에서 차를 탄 사람들이 ‘호미 들고 왔다’며 마을을 찾고 있다”며 “10여 명이 미니버스를 타고 온 경우도 있었고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명당의 기(氣)’를 받겠다며 온 무속인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최모 씨(59)는 “큰돈이 나온 곳이라고 해서 2시간 반을 달려 왔다”며 “땅의 좋은 기운을 받았으니 이제 로또를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민 김모 씨(77·여)는 “보통 사람은 평생 구경도 못할 110억 원이 마늘밭에서 나왔다고 하니 마을 사람끼리도 ‘우리도 땅을 파볼 걸 그랬다’고 농담을 건네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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