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무산은 너무나 아쉽지만 이제 실망감을 딛고 대구를 위해 악착같이, 될 때까지 뛰어야 합니다. 육상대회 응원가처럼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으며 함께 나아갈 때 대구의 미래도 열릴 것입니다.”
요즘 김범일 대구시장은 직원회의 때 이런 말을 하고 또 한다. 대구시 직원들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리거나 듣는 말도 ‘악착같이, 될 때까지’다. 시청 대회의실 벽에는 ‘악착같이 될 때까지, 레츠 고 투게더(함께 나아가자)’라고 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력 질주했던 신공항 유치가 실패했지만 대구가 한마음으로 꿈틀거리는 것을 전국에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한 만큼 새로운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신공항 후보지 선정 전후 어둡고 무거웠던 표정이 최근 다시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12일 간부회의에서 그는 “대구에 대규모 투자를 한 삼성에 250만 시민의 마음으로 감사드린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이 성서산업단지에 5000억 원을 투자해 발광다이오드(LED) 핵심부품을 내년부터 생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달 대구를 찾은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김 시장 앞으로 감사 편지를 최근 보내온 것도 힘이 나도록 하는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다. 편지에는 “이번 아시아 방문 때 대구만큼 저를 환대해준 곳이 없다. 미국 친구들에게 김 시장을 소개하고 싶으니 꼭 방문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버핏 회장은 편지에서 “김 시장이 훗날 해서웨이 본사가 있는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 시의 시장을 해도 좋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로 친밀감을 보였다.
신공항 무산에 따른 실망과 분노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투자 유치와 대규모 국책사업 개발 등에 에너지를 쏟겠다는 의지는 곳곳에서 나온다. 이를 위한 정신무장이 ‘악착같이, 될 때까지’다. 육상대회 입장권도 기관단체 중심으로 편하게 구입하도록 하지 말고 전 직원이 발로 뛰면서 관중석이 꽉 차도록 노력하고, 국비 확보를 위해서도 대구는 소극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치밀하게 전략을 짜서 악착같이 될 때까지 노력해서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LED 합작회사가 올해 10월 공장을 준공할 수 있도록 특별전담팀을 구성했다.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기업이 참여하는 합작회사인 만큼 앞으로 국내외 투자 유치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담팀 단장을 맡은 김연창 정무부시장은 “내년에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지원하겠다”며 “LED 분야는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아 대구 산업 전반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도이환 대구시의회 의장과 이인중 대구상공회의소 회장도 “강한 자신감을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어 나가면 투자 유치를 비롯해 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소중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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