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이 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독산동 금형산업단지를 방문해 노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이야말로 일자리를 늘리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90%는 저희가 노력합니다. 정부가 나서니까 부족한 10%가 해결될 것 같습니다.”
14일 고용노동부와 동아일보가 함께 추진하는 ‘일자리, 현장에 답이 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형산업단지를 방문한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난 기업인들이 한 말이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박 장관이 찾은 ㈜에이치와이티씨(HYTC)는 금형(金型)업체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직원 수는 100여 명이지만 올해 매출 목표액은 280억 원인 탄탄한 중소기업이다. 대졸자 초봉이 월 200만 원 안팎이며, 5년차 숙련공의 월급은 350만 원대에 이른다.
금속을 원료로 대량생산을 위한 틀을 만드는 금형산업은 산업의 뿌리로 불리지만 3D업종에 속한다. 박 장관을 만난 김육중 HYTC 사장은 인력난부터 호소했다. 김 사장은 “굳이 땅값이 비싼 서울에 있을 필요가 없지만 인력 수급 문제 때문에 이곳을 지키고 있다”며 “지난해 설비를 늘려 20명가량의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걸림돌 중 하나인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었다. 지난해 고용부가 3만여 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인력을 제대로 뽑지 못해 필요 인력의 20%가 미충원 상태다. 300인 이상 사업장도 10% 가까운 필요 인력을 뽑지 못했다.
HYTC의 숙원은 3층 사옥 옥상에 직원용 구내식당을 만드는 것. 현재 이용하고 있는 식당이 비좁아 직원들이 낮 12시부터 오후 2시 반까지 5개 조로 나눠 식사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김 사장은 “직원 복지가 나아지면 한 사람이라도 더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옥상에 구내식당과 운동시설 등 복지시설을 만들려고 했지만 구청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HYTC는 우수 병역특례자 지원 확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문제 등 다양한 건의사항을 내놓았다.
고용부는 이날 접수한 HYTC의 건의사항에 대해 즉각 금천구, 병무청,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의에 나서 해결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박 장관은 일자리현장지원단 첫 방문을 마친 뒤 “탁상의 생각과 현장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고용부 공무원 모두가 힘을 기울여 비어 있는 일자리를 채우고 실업자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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