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측은 대통령민정수석실 개입설을 주장하는 반면 청와대와 경찰 및 해당 대학 총학생회 측은 “사학 비리라는 사건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서일대 설립자이자 전 이사장인 이용곤 씨(75)의 아들 이문연 씨(45)는 “1월 초 아버지와 서일대 재단인 세방학원 김재홍 이사(72)가 말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김 이사에게 홍차를 끼얹었다”며 “이후 1월 12일 민정수석실 관계자가 집에 찾아와 (김 이사에게) 사과하라고 종용했다”고 15일 주장했다. 김 이사는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사촌오빠다. 문연 씨는 또 “‘홍차 사건’ 이후인 2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경찰청의 서일대 감사 및 수사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서일대는 2000년 이 전 이사장의 회계부정 사건으로 관선 이사가 파견됐으며 2009년 정상 체제로 돌아왔다. 김 이사는 이때 세방학원 이사로 취임했으며 이 전 이사장 아들인 문연 씨의 이사장 취임에 반대해 왔다.
하지만 청와대와 담당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1월 초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호텔에서 “네가 영부인 오빠면 다냐. 왜 내 일에 반대하느냐”며 아들의 이사장 취임에 반대하는 김 이사에게 홍차를 끼얹으며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는 해당 내용을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친인척이 ‘공개된 호텔에서 해프닝이 있었다’며 통보해 왔다”며 “청와대 측은 설립자 이 씨를 만난 자리에서 ‘위법 사실이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을 환기시켰을 뿐 이사장 측이 주장하는 ‘사과 종용’ 등 부당한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전 이사장이 한국게이트볼협회장을 지내며 1억 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조사하는 경찰도 “서일대 비리 관련 제보가 있어 수사를 시작한 것일 뿐 청와대의 ‘하명’은 없었다”며 “(설립자 측이) 경찰 소환 조사가 다가오자 사건을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형락 서일대 총학생회장은 “김 이사가 이 전 이사장의 그릇된 행태를 비판했던 것이 자신의 배경을 믿고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외부에 잘못 비치고 있다”며 “이 전 이사장 등 설립자들의 행태를 규탄하는 성명을 이르면 18일 교수협의회 및 교직원노조 등과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17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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