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영재들 “그래도 KAIST 갈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8일 03시 00분


■ 한국과학영재학교 ‘공대 전공설명회’ 가보니

16일 한국공학한림원 산하 이공대 대학생들의 모임인 ‘공과대학 차세대 리더(YEHS)’는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공과대학 전공 설명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만난 과학영재학교 학생은 대부분 KAIST 진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16일 한국공학한림원 산하 이공대 대학생들의 모임인 ‘공과대학 차세대 리더(YEHS)’는 부산 한국과학영재학교에서 ‘공과대학 전공 설명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만난 과학영재학교 학생은 대부분 KAIST 진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 제공
“KAIST 진학 계획에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7일 KAIST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을 때 부산 부산진구 당감3동에 위치한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의 인터넷 메신저 ID 앞에는 추모를 의미하는 ‘검은 리본(▶◀)’이 일제히 달렸다. 자살한 박모 군은 2010년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이었다.

16일 한국과학영재학교 강당. 수업이 없는 토요일이었지만 100여 명의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들은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이 자리는 한국공학한림원 산하 주요 공과대학 학생모임인 ‘공과대학 차세대 리더(YEHS)’ 학생들이 매달 개최하는 ‘공과대학 전공 설명회’를 위해 마련됐다.

매년 영재학교를 졸업하는 140여 명의 졸업생 중 100명 이상이 KAIST에 진학하기 때문에 영재학교 학생들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KAIST 자살 사건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KAIST 진학을 결심했던 학생들의 마음은 흔들림이 없었다.

내년에 KAIST에 진학하고 싶다는 3학년 조무진 군은 “선배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에 무척 안타까웠다”면서도 “KAIST 진학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재학교에 입학한 1학년 김연주 양도 “KAIST의 진학이 크게 걱정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KAIST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상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1학년 성정현 양은 “경쟁이 심할 것 같아 걱정되기 때문에 상담실 운영이 잘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상담실을 찾아도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무진 군도 “상담 시스템이 잘되어 있었다면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친구들끼리 얘기하곤 한다”고 말했다.

영재학교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 KAIST에 진학한 선배들로부터 학교생활과 학업에 관해 많은 조언을 받고 있다. 영재학교 학생들의 상담을 담당하는 곽미용 상담원은 “영재학교 학생들이 KAIST 선배들과 자주 교류하기 때문에 자신이 진학할 곳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학생들이 KAIST에 진학했을 때를 위해 학업전략이나 생활방식을 스스로 준비하고 있어 이번 사건으로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YEHS 부회장을 맡고 있는 연세대 토목환경공학과 지윤환 씨(28)도 “학생들은 KAIST 진학과는 별개로 학과 선택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산=원호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won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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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11-04-18 13:18:16

    어려운 시기에 모두들 자기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 너무 아름답습니다. 학생 여러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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