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돼지농장서 또 구제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1일 03시 00분


75마리 모두 40일된 새끼… 어미돼지 항체 전달안된 듯
유정복장관 “악화땐 경보 격상”

백신을 접종한 경북 영천시의 돼지농장에서 다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 농장은 16일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과 2.4km 떨어진 곳에 있어 영천 일대 축산농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구제역 경보단계 격상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일 “전날 영천시 금호읍의 한 돼지농장에서 새끼돼지 2마리가 폐사하고 73마리의 발굽에 수포와 상처가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이 농가는 1월 10일과 2월 8일 2차례 백신 접종을 받았지만 구제역에 걸렸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이전처럼 구제역이 농장 전체로 감염되거나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하지만 필요할 경우 구제역 경보단계 격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구제역 발병은 태어난 지 40일 정도 된 새끼돼지들에게서 나타났다”며 “어미돼지로부터 항체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발병 돼지들만 도살처분하고 해당 농가와 인근 지역 가축들은 상태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백신은 바이러스를 없애는 게 아니라 억제시키는 것인 만큼 항체가 생기지 않은 새끼나 오염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도 계속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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