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재해가 심각한 가운데 ‘지구의 날(Earth Day)’을 하루 앞둔 21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온실가스가 전혀 배출되지 않도록 설계된 건물이 준공됐다.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에서 자연보호론자들이 모여 대규모 자연보호 캠페인을 전개하고 시위한 날을 기념해서 제정됐다.
○ 이산화탄소 배출 ‘0’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각종 자연에너지 등 66가지 기술을 활용해 3년간 공사를 한 끝에 에너지를 스스로 해결하는 ‘탄소제로건물’을 건립했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 경서동 환경과학원 안에 지어진 이 건물(지하 1층, 지상 2층, 총면적 2500m²·약 756평 규모)은 태양광으로 전기를 공급하고 태양열과 지열로 냉난방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의 60%를 조달한다. 나머지 필요 에너지 40%는 일반건물(60∼80mm)보다 두꺼운 125mm의 슈퍼단열재를 이용해 에너지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충당한다고 과학원은 설명했다.
이 건물은 창문에 설치된 유리 사이에 아르곤 가스를 투입해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했다. 건물 곳곳에 일사량에 따라 이동하며 태양광을 흡수하는 장치가 설치됐다. 창문 블라인드는 일사량에 따라 자동으로 각도가 조절돼 열손실을 없애준다. 사무실 내 각종 조명은 사람의 움직임이 없거나 주변이 밝으면 자동적으로 꺼진다. 이런 에너지 절약 기능으로 연간 100t의 온실가스 방출을 줄일 수 있다는 게 과학원 측 설명이다. 온실가스 100t은 중형차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을 500회 왕복할 때 나오는 양이다. 이재범 환경과학원 연구사는 “공사비는 1m²(약 0.3평)당 355만 원(총공사비 89억 원)으로 일반건물에 비해 1m²당 93만 원이 더 들었지만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으로 연간 1억200만 원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 건물은 연구동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 지구공학 활성화
환경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술, 즉 ‘환경 테크놀로지’에 대한 연구와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범정부 차원에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모아 저장하는 ‘온실가스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기술 개발이 진행 중이다.
산업계에서도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특히 그동안 넓은 공간이나 지붕 등에만 설치됐던 태양광 에너지 흡수시스템을 창문, 건물 벽 등 도심 곳곳에 설치해 활용하는 시스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수백만 t의 에어로졸을 인공적으로 발생시킨 후 지구 성층권을 뒤덮게 해 태양 빛을 반사시키는 기체양산과 원반 모양의 유리판을 우주로 올려 햇빛을 막는 거대양산 등이 연구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 “오늘 오후 8시부터 10분간 전등 꺼주세요”::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 등 끄기 행사’에는 전국 16개 시도에서 3315개 공공기관과 미리 신청한 211만 가구가 참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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