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자신의 회사 사장을 살해한 후 숨어 살던 한 말기암 환자가 최근 경찰에 이 사실을 털어놓고 20일 숨졌다. 범행을 자백한 지 8일 만이다.
21일 서울 광진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양모 씨(59)는 2000년 직장 동료 2명과 함께 자신이 다니던 공장의 사장인 강모 씨를 살해했다. 양 씨는 12일 경기 용인시의 한 요양원으로 자신을 찾아온 경찰이 과거 범행에 대해 추궁하자 눈물을 흘리며 자백했다. 양 씨는 “곧 죽을 텐데 다 말하겠다. 10년 동안 눈만 감으면 사장 모습이 아른거리는 등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양 씨는 평소 가깝게 지내던 임모 씨(61)에게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으면서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양 씨의 부탁을 받은 임 씨는 강 씨 유족에게 “시체를 찾으면 강 씨의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시체 묻힌 곳을 아니 보험금이 나오면 나눠 갖자”고 제의했다. 강 씨의 유족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고 임 씨를 통해 양 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양 씨의 협조로 공범 2명까지 잡았지만 공범들은 살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양 씨가 살아있었더라면 수사가 더 쉬웠을 것”이라며 “양 씨가 공범과 함께 범행한 내용을 진술한 내용을 녹취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시체를 찾고 공범의 자백도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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