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특산 ‘울금’ 발효공장 문 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22일 03시 00분


하루 1650L 생산 가능… 체험-관광상품 개발도

전남 진도군 진도 일대가 울금으로 뒤덮여 있다.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아래)은 아열대 식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진도산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도군 제공
전남 진도군 진도 일대가 울금으로 뒤덮여 있다. 카레의 주원료인 울금(아래)은 아열대 식물로 따뜻한 기후에서 자란 진도산이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도군 제공
카레의 주성분인 울금(鬱金)은 생강과 식물인 강황의 덩이뿌리를 말한다. 노란색 ‘커큐민’ 성분이 간장 해독과 이뇨 작용, 항궤양, 혈중콜레스테롤 억제 등의 효험이 있어 ‘땅 속의 보물’로 불린다. 세계 의학계가 카레의 효능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남 진도군은 전국 울금 재배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120여 가구가 연간 360여 t을 생산해 8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진도군이 특산품인 울금 명품화 사업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고 가공시설을 늘리는 등 부가가치를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 울금 명품화 사업

진도에서 울금이 본격 재배된 것은 1992년. 한 주민이 일본에서 종자를 들여와 임회면 귀성리 밭에 심었다. 당시 위암 판정을 받았던 이웃 마을 주민이 울금을 먹고 병세가 호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씨앗이 널리 보급됐다. 울금이 항암과 항균·항산화·항염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르자 2005년 8ha(약 2만4200평)에 불과하던 면적이 올해는 55ha(약 16만6300평)로 늘었다. 진도는 아열대 기후 특성을 보이는 데다 4계절 해풍이 불고 물 빠짐이 좋은 토질이어서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울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뿌리에서 풍기는 독특한 향 덕분에 병해충 걱정도 없다. 울금은 4월에 파종해 11월∼이듬해 2월 수확한다.

진도군은 울금 산업화를 위해 2009년 4개 생산법인과 농협 등을 끌어 모아 ‘울금향토사업단’을 만들었다.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생산 가공 유통 과정을 조직화해 품질을 끌어올렸다. 공동 브랜드 ‘마플로’를 만들어 다양한 기능성 제품을 출시했다. 마플로는 스페인어로 바다를 뜻하는 ‘마’와 꽃을 뜻하는 ‘플로’의 합성어다.

○ 건강식품으로 육성

현재 사업단이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기능성 제품은 분말, 환, 진액, 화장용 팩, 비누 등 7종. 울금 비누와 팩은 어린이와 여성에게 인기다. 박정석 진도군 울금향토사업단장은 “울금으로 만든 막걸리, 된장, 고추장도 참살이 바람을 타고 인기가 높다”며 “농림수산식품부의 향토산업 지원대상에 선정돼 올해까지 30억 원이 투입되면서 명품화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군은 20일 지산면에 진도울금 전통발효식품 가공공장을 준공했다. 국비 등 4억2000만 원을 들여 저온창고 세척시설 작업장 기계실을 갖춰 하루 1650L의 발효 울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진도군은 앞으로 울금 체험장과 울금 해수탕을 지어 관광상품화하고 숙취해소제, 식품첨가용 조미료 등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해마다 수급 불안을 겪는 대파 대신 울금이 약용시장에서 경쟁력이 클 것으로 보고 울금 재배농가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며 “이제는 최고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외지인들이 ‘울금 투어’를 올 정도”라고 말했다.

진도=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울금 ::

인도가 원산지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주요 성분으로는 커큐민 15%, 노란색소 1∼3%, 정유 성분 1∼5%, 녹말 30∼40%, 약간의 지방이 함유돼 있다. 세종실록지리지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울금이 궁중 진상품이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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