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4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요즘 대학에선 경영학 같은 취업에 유리한 전공이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문학이나 순수교양 교육을 강화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세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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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부터 캠퍼스와 계열 전공에 상관없이 순수 인문학 관련 교양과목을 총 35학점 이상 들어야 합니다. 전체 졸업학점의 30% 정도를 인문학 교양 과목으로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이 학교는 인문학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문명을 만드는 인간'이라는 의미를 지닌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교양대학을 별도로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 단순히 취업에 도움이 되고 당장 쓸 수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데 치중했던 것에 대한 반성입니다.
또 리더십과 인성을 겸비한 인재를 중·장기적으로 양성하려면 결국 모든 학문의 기본인 인문학과 교양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정연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학장 "우리 대학교육은 이제까지 소득 2만불을 이루기 위한 교육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는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더 나은 나라, 세계에 기여하는 나라가 되려면 대학 교육과정의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문교육,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출 때가 됐다고 봅니다."
실용적인 전공을 공부하며 전문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의 반응도 좋습니다.
(인터뷰) 서기산 경희대 회계세무학과 1학년 "지금까지 고등학교 때 해왔던 교육 방식과 달리 앞만 보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비판의식을 갖게 해주는 교육방법 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새로운 교육 방법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를 읽는 데는 열심이지만 인문학, 교양서적은 멀리하는 요즘 대학생들의 독서를 늘리기 위해 대학 특별 방송 프로그램을 만든 대학도 있습니다.
(현장) 한양대 '책을 읽어주는 남자' 녹화장면 "한국적 창의성 연구의 선두주자 최인수 교수가 밝히는 한국인을 위한 창의성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창의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흥미로운 예시로 가득한 이 책은···"
한양대는 인문학과 교양 도서 위주로 책을 소개해 주는 '도서관 방송'을 매주 진행 중입니다. 조금이라도 더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방식으로 좋은 인문학, 교양 책을 소개해주겠다는 취지입니다.
과거 한양대는 정기적으로 좋은 책을 소개하는 홍보책자를 펴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문화에 익숙한 신세대 대학생들에게는 좋은 책도 영상을 통해 알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또 고시 공부와 취업 준비로 도서관에서 팍팍한 생활을 하는 학생들의 정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입니다.
(인터뷰) 이다영 한양대 국문과 4학년 "이런 프로그램을 보니까 인문학이나 교양서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고 앞으로 친구들이랑 많이 빌려보고 싶고, 더 많이 사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한국대학은 지나치게 실용적이고, 경쟁 위주의 교육을 펼쳐왔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터진 '카이스트 사태'를 계기로 대학 교육의 큰 틀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탠드) 이세형 기자 대학들의 인문학, 교양교육 강화 움직임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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