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말레이곰 꼬마 2억 새집 집들이… “이젠 가출 생각마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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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서울대공원서 입주식

탈출 소동으로 유명세를 치른 말레이곰 꼬마의 새집 전경. 2억2000만 원을 들인 새집은
관람용 유리벽, 온돌, 연못, 쉼터 등을 갖췄다. 서울시 제공
탈출 소동으로 유명세를 치른 말레이곰 꼬마의 새집 전경. 2억2000만 원을 들인 새집은 관람용 유리벽, 온돌, 연못, 쉼터 등을 갖췄다. 서울시 제공
한 번 가출했다 돌아오니 스타가 돼 있었다. 수억 원대 새집까지 마련됐다. 지난해 12월 경기 과천시 서울동물원 우리를 탈출해 열흘 만에 붙잡힌 말레이곰 ‘꼬마’에게 일어난 일이다.

서울동물원은 올 2월 16일부터 공사비 2억2000만 원을 들여 꼬마의 새집을 만들어 4일 오후 집들이 겸 입주식을 열었다. 엄밀히 말하면 증축이지만 기존 우리보다 훨씬 큰 규모이기 때문에 사실상 새로 지은 것과 다름없다. 115m²(약 34.8평)이던 꼬마의 집은 이제 219m²(약 66.3평)로 확장됐다. 콘크리트와 쇠창살이 있던 벽은 투명유리로 바뀌어 어린이 관람객이 한발 더 가까이에서 꼬마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콘크리트 바닥은 모두 걷어내고 잔디와 흙으로 꾸몄다. 장난기 많으면서도 부끄러움도 심한 말레이곰 특성을 감안해 관람객에게 보이지 않는 숨을 공간도 마련해 주었다. 이 공간에는 온돌 열선과 연못 등이 갖춰져 겨울에도 꼬마가 편안히 지낼 수 있게 됐다. 환풍기도 설치했다. 지붕의 쇠창살도 철거돼 꼬마가 햇살을 마음껏 쐬도록 개선했다. 동물원 측은 매일 오후 2시 반 꼬마를 전담하는 추윤정 사육사가 꼬마의 생활을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원효 서울대공원장은 “꼬마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고, 관람객도 좀 더 가까이 지켜볼 수 있도록 개선했다”며 “이제 남은 일은 꼬마와 오래 함께 지낼 짝을 찾아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꼬마는 지난해 12월 6일 앞발로 T자형 고리를 풀고 탈출했다가 열흘 만에 포획틀에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6km 떨어진 청계산에서 수색대 1800여 명을 따돌리며 도주 행각을 벌여 화제를 모았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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