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가파도 ‘청보리축제’ 오늘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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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6일 03시 00분


“올레길 걸으며 봄을 만끽하세요”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던 가파도가 최근 청보리축제와 올레코스 등으로 관광객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청보리물결과 파도가 어우러진 섬 풍경이 일품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던 가파도가 최근 청보리축제와 올레코스 등으로 관광객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청보리물결과 파도가 어우러진 섬 풍경이 일품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5.5km 떨어진 가파도(加派島)에는 2개의 ‘파도’가 넘실댄다. 섬 밖에서 일렁이는 바다 파도와 섬을 가득 메운 ‘청보리 파도’. 초록색과 파란색이 섬 안팎에서 색채의 향연을 펼친다. 가파도는 인접한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유명세에 가려 있다가 최근 섬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색적인 청보리축제에 이어 제주올레코스(10-1)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4일 가파도로 향하는 모슬포항 대합실은 크게 붐볐다. 최근 가파도의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배를 탄 지 15분 만에 도착한 가파도 선착장은 6∼8일 열리는 ‘제3회 청보리축제’ 준비로 분주했다. 해안도로에는 바닷가에 주로 자라는 갯무, 갯완두, 뚜껑별꽃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렸다. 바위에는 톳 등 해조류가 무성했다. 섬 안쪽으로 들어서니 곧바로 청보리 물결. 바닷바람에 살랑거리는 물결에 취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청보리 지평선과 바다 수평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모 씨(54·서울 용산구)는 “농촌에서 살았던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른다”며 “가슴마저 상쾌해 고단했던 일상을 말끔히 잊을 정도”라고 말했다.

청보리밭은 가파도 전체 면적 85만9500m²(약 26만 평)의 70%를 차지한다. 주택과 도로를 빼고는 모두 청보리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해안선 길이 4.2km에 올레코스도 5km에 불과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섬 최고점이 20.5m로 국내 유인도 가운데 가장 낮다. 계단을 찾기 힘든 것도 가파도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주민 200여 명 가운데 청보리 재배농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바다에 의지해 살아간다. 전복과 소라, 홍해삼은 최고의 특산품으로 손꼽힌다. 청보리 축제는 청보리밭 보물찾기, 문어 잡이, 보말(고둥) 까기, 구쟁기(소라) 구이 무료시식, 고인돌 탐방, 해녀 물질 관람 등 다양한 체험 행사로 꾸며진다. 진명환 축제위원장(가파리 이장)은 “어르신들이 몸국(해조류인 모자반으로 만든 국), 해물파전을 직접 만들어 ‘옛 맛’을 선사하는 등 주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알찬 축제”라고 말했다.

축제기간 가파도를 향하는 배편은 종전 하루 3회에서 10회로 늘어난다. 연간 관광객은 2009년 1만4000여 명, 2010년 3만3000여 명에서 올해 10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시대 우마(牛馬)를 방목했고 광복 이후 보리밭과 해산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가파도가 산책의 섬, 휴식의 섬, 위안의 섬으로 거듭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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