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 동시 발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9일 03시 00분


대학병원 한곳서 6명 입원중… 임산부 5명 등 젊은층에 집중
질병관리본부 조사 착수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크게 늘어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시내 A대학병원에 4월 한 달 동안 동네의원과 지방병원에서 이송된 중증 폐렴 환자 6명이 입원한 사실이 7일 뒤늦게 확인됐다. 6명 가운데 5명은 출산을 앞두거나 마친 임산부였고 1명은 40대 남성이다. 이들은 경기 충북 광주 등 3개 시도에 있는 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A대학병원을 찾았다.

A병원은 이들을 점검한 결과 ‘폐렴으로 폐섬유화가 진행됐다’는 진단을 내렸다. 폐섬유화란 폐에 염증이 생긴 뒤 흉터가 남으면서 호흡장애를 불러오는 질환. 이들은 현재 중환자실에서 인공폐와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지내고 있다. 특히 상태가 심각한 한 여성 환자는 7일 폐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콩팥에 이상이 생기거나 뇌출혈 증상을 보이는 환자도 나오고 있다고 환자 가족이 전했다.

이런 증상의 환자가 연간 1, 2명 보고된 적은 있지만 한꺼번에 많은 환자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 A대학병원은 내시경 검사와 조직검사 등을 통해 바이러스 규명에 나섰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지 못하자 질병관리본부에 조사를 의뢰했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현 단계에서 전국의 폐렴 환자 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도 “다만 급성폐렴이 보통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에게 발생하는 데 비해 이번에는 20∼40대 젊은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30개 의료기관에 유사 증세에 대한 모니터를 지시한 한편 검체 분석이 끝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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