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복지제도를 그대로 유지해도 사회복지 예산은 지난해 118조 원에서 2020년 334조 원, 2050년 2619조 원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늘리지 않으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지난해 33.5%에서 2035년 51.84%, 2050년 216.4%까지 증가한다. 이런 사태를 막으려면 국민들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정치권이 남발하는 각종 선심성 복지정책이 추가로 시행되면 소득의 상당분을 세금으로 내도 나라곳간이 큰 위협을 받게 된다.
기획재정부가 한국재정학회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재정학)에게 의뢰해 최근 제출받은 ‘장기복지 재정계획 수립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복지제도를 확대하지 않아도 한국의 공공사회지출은 2015년 208조 원으로 급속히 불어나 2050년에는 2619조 원으로 GDP의 45.6%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스웨덴의 2007년 공공사회지출 비중(27.3%)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이번 분석에서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까지 연평균 4%대를 유지하다가 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의 하락으로 2030년대 3.2%, 2040년대에는 2.4%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지출이 급속히 늘어나는 이유는 2020년부터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성장률은 떨어지는 데 반해 현재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1960, 70년대 출생자들이 고령화돼 4대 사회보험과 기초생활보장, 노령연금 등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하는 GDP 대비 60% 수준으로 묶으려면 지난해 20.5%였던 조세부담률을 2050년에 38%까지 올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증세 없는 복지증대’는 거짓이라는 얘기다. 올해 1월부터 복지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는 재정부는 보고서 내용을 중기재정계획과 내년 예산안 편성 때 반영하고 범정부 차원에서 복지체계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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