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5월 12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바다 위의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선들이 요즘 한국을 많이 찾고 있다는 것 아십니까. 그런데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없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합니다. 이세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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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크루즈 선사인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 소속의 5만300천 톤급 크루즈선이 인천항으로 들어옵니다.
중국 상하이를 거쳐 들어온 배에는 외국인 관광객 1000여 명이 타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내리는 곳은 관광 시설이 잘 갖춰진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아닙니다.
화물선과 화물 컨테이너, 그리고 각종 장비들로 가득한 화물용 부두입니다. 배에서 내리는 곳 바로 옆에도 대형 컨테이너가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크루즈선이 입항할 때는 그 나라 전통 공연이 맞이합니다. 외국인들이 신기해 하는 사물놀이 공연이 환영 공연으로 열리지만 번잡하고, 협소한 화물용 부두에서 시선을 끌기란 어렵습니다.
쇼핑과 관광 시설은 당연히 없습니다. 관광객들의 반응에도 아쉬움이 묻어납니다.
(인터뷰) 쭈닝원 중국 상하이 "지금 막 도착했는데 주변에 관광 시설도 없고, 한국 관광과 관련된 정보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도 없어 불편합니다."
최근 중국 일본을 오가는 크루즈선 관광 상품이 크고 늘고 있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한국은 여행 경유지로서 안성맞춤이고, 인천항의 경우 서울에서 한시간 거리라 크루즈선들이 취항을 원합니다.
지금처럼 전용 부두가 없는 상황에서도 2008년 1대에 불과했던 인천항 입항 크루즈선은 지난해엔 13대, 올해는 30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최해섭 인천항만공사 운영계획·마케팅실장 "중국과 일본을 경유해서 한국에 많이 기항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전용 부두가 없는 실정입니다. 빨리 크루즈 전용 부두가 건설되게 되면 인천항에는 더욱 많은 크루즈선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크루즈선 관광객들은 소득 수준이 높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머니를 열 기회를 만들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병곤 인천관광공사 관광마케팅 팀장 "여객 전용 터미널도 없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시내 면세점도 없다보니까 외국인은 많이 늘고 있지만 지역경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는 부산항에만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있습니다. 그나마도 7만 톤급까지만 정박할 수 있어, 최근 늘어나고 있는 10만 톤급 이상 선박을 유치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또 향후 어떤 지역에 어느 정도 규모로 크루즈선 전용 부두를 짓겠다는 계획도 없는 상태입니다.
(스탠드) 이세형 기자 국내 대표 항구 중 하나인 인천항에 크루즈선 전용 부두가 없다는 것은 관광 선진국 한국이 아직도 먼 나라 이야기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이세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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