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KTX 고장에 근본 수술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2일 17시 00분




초고속 철도인 KTX 고장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광명역에서 발생했던 아찔한 탈선 사고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KTX 열차가 터널 안에서 갑자기 정지하기도 하고 한강 철교 위에 멈춰서기도 했습니다. 승객들은 언제 또 고장이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열차에 오르고 있습니다.

KTX의 최고 속도 300km는 경이로움의 대상에서 점차 공포감을 일으키는 수치로 바뀌고 있습니다. 열차가 300km로 달리다가 만약 사고가 나면 엄청난 재앙이 될 것입니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코레일이 국산 열차 KTX 산천에 대해 제작사인 현대로템을 상대로 리콜을 요청했습니다. 사고가 왜 빈발하는지 정밀 재점검을 해달라는 요구입니다.

KTX 산천은 2008년 국내 기술로 개발돼 지난해부터 투입됐습니다. KTX 산천은 현재 모두 19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나머지 KTX는 프랑스가 제작한 열차입니다. 정부는 KTX 산천을 브라질과 미국 등 해외 수출을 하겠다며 의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발생한 KTX 고장 사고 80건 가운데 41건이 KTX 산천에서 발생했습니다.

코레일의 리콜 요청은 때늦은 느낌이 있습니다.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도 해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그동안 리콜을 미뤄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리콜 사태를 계기로 KTX 전체 차량과 운영 시스템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합니다.

프랑스가 제작한 KTX에서도 잦은 고장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그 이유를 명확히 밝혀내야 합니다. 코레일 노조 측에서는 철도 안전보다는 경비 절감 위주로 회사를 운영해 이런 결과가 빚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측면에 대해서도 편견을 갖지 않고 체계적인 검증을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KTX 산천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향후 해외 수출에도 오히려 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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