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을 총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룹 전략담당 조경민 사장이 기소되면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56)의 검찰 소환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중희)는 비자금 조성을 총괄 지시하고 1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등으로 조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조 씨의 공소사실에는 담 회장 일가가 개인적으로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면서 리스 비용 등을 회삿돈으로 지출한 사실이 드러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씨는 과자류 제품의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위장계열사인 아이팩의 법인 자금 19억 원으로 고가의 외제 승용차를 사거나 리스했다. 이 승용차들은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담 회장과 부인 이화경 씨, 조 씨 등 그룹 임원들이 사용했다.
담 회장 일가는 2002년 10월∼2006년 5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2인승 스포츠카 ‘포르셰 카이엔’ ‘벤츠 CL500’ 등 외제 고급 승용차 3대를 제공받아 자녀의 통학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해왔다. 조 씨 자신도 2004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포르셰 카레라 GT’ 등 고급 외제차 3대를 무상으로 사용해왔다. 담 회장 일가와 조 씨가 이용한 이 승용차들의 리스비 보험료 자동차세는 무려 19억7000여만 원으로 모두 아이팩의 회삿돈으로 지출됐다.
또 조 씨는 2006년 8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빌라 ‘마크힐스’의 시행사인 E사와 짜고 209억여 원의 부동산을 169억 원에 거래하는 방식으로 비자금 40억 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오랫동안 미술품 거래를 해 온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구속)를 통해 이 돈을 송금받아 횡령하고 부동산 매매대금 차액을 신고하지 않아 법인세 10억 원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씨는 또 2006∼2007년 아이팩의 중국 자회사 3곳을 통해 이 회사의 법인자금 200만 달러(약 20억 원)를 횡령한 혐의도 받는 등 공소사실에 드러난 횡령 배임 탈세 규모는 총 160억662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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