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새 교육과정이 도입돼 학교마다 과목별 수업시수를 20%까지 늘리거나 줄일 수 있지만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려했던 국어 영어 수학의 쏠림 현상도 미미한 수준이었다.
○ 특정 과목 쏠림 없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전국 초중고교의 교육과정 편성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2009 개정교육과정은 올해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적용했다.
중학교의 경우 영어는 73.8%(2375개교)가 앞으로 3년간 42.9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수학은 54.5%(1756개교)가 평균 33.7시간 늘린다. 영어는 주당 0.4시간, 수학은 주당 0.3시간 늘린 셈이다. 종전 교육과정에서 심화·보충수업 시간을 통해 대부분 학교가 영어와 수학을 가르친 점을 고려하면 실제 수업시수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심화·보충수업을 했던 현재 중3과 비교하면 중1은 영어가 12.9시간, 수학이 5.2시간 줄었다.
고등학교도 국어 영어 수학은 지난 교육과정에 비해 변화가 거의 없었다. 체육과 미술·음악은 새 교육과정에서 필수 이수단위를 지정함에 따라 오히려 평균 수업시수가 조금 늘었다. 초등학교 1학년은 앞으로 2년 동안 국어가 6.9시간, 수학이 8.1시간 늘어나는 데 그쳤다.
수업시수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선 학교가 교육과정 편성의 자율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과목별 교사들이 배치돼 있는데 갑자기 특정 과목을 줄이거나 늘리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집중이수제로 학교 변화 나타나
새 교육과정은 한 학기에 초등학교는 7개, 중고교는 8개 과목까지만 집중적으로 가르치도록 했다. 지금까지 학기당 11∼13과목을 가르쳐 학습 부담이 크고 효과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교과부는 집중이수제 도입으로 모든 중학교가 8과목 이내로 교육과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거원중 1학년은 최근 중간고사에서 6과목만 시험을 치렀다. 하루에 2과목씩 사흘간 보면 된다. 전에는 하루에 3과목씩 3, 4일간 시험을 치렀다. 이 학교 1학년 학생들은 매주 한 번 체육시간에 인근 수영장에 간다. 수업 2시간을 붙여 운영하는 블록타임제를 도입했기 때문. 새 교육과정이 적극 권장하는 방식이다. 1학년 황상웅 군은 “수영을 전혀 못했는데 지금은 배영까지 할 수 있다”며 “체육시간이 가장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