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친구아내 훔쳐보려다… 몰카에 제 얼굴 찍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14일 03시 00분


지난달 23일 오후 3시경 이모 씨(38·선원)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사는 동료 김모 씨(43) 집에 놀러 갔다.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서 세면기 아래에 볼펜 형태의 카메라를 몰래 설치했다. 베트남 출신인 김 씨 아내(22)를 훔쳐볼 속셈이었다. 김 씨 집에서 몇 시간 머물다가 나온 이 씨는 갑자기 겁이 났다. 나중에 카메라가 발각되면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 이 씨는 다음 날 오전 11시 50분경 김 씨가 집을 비운 것으로 알고 카메라를 회수하려고 들어갔다가 인기척이 나자 황급히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몰래카메라 본체를 떨어뜨렸다.

김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 씨가 떨어뜨린 몰래카메라를 확보했다. 동영상을 분석한 결과 카메라를 설치하는 이 씨 얼굴이 선명하게 잡혔다. 이 카메라에 90분가량이 녹화됐지만 이 씨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온통 검은색 ‘먹통’ 화면이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13일 남의 집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혐의(성폭력특별법 위반)로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아내(36)보다 어린 나이의 여자를 볼 욕심에 무심코 일을 저질렀다”며 후회했다. 이 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3만 원을 주고 카메라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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