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티머시 커츠 박사(미국 국립 신재생에너지연구소 특별회원)가 영남대 그린에너지 연합전공 학생들에게 신재생에너지산업에 관한 수업을 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 학생은 원하는 기업에 들어가고, 기업은 맞춤형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없을까.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대가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특별한 취업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이들 대학이 추진 중인 특별 프로그램을 △기업 맞춤형 교과과정 △지역선도기업 우수인재 확보 △지역기반 산학협력 모델 등으로 나눠 3회에 걸쳐 소개한다. 》 윤종용 한국전자정보통신상업진흥회장은 과거 삼성전자 부회장 시절 “일본만 해도 대학을 졸업한 학생을 바로 쓸 수 있는데 우리는 3, 4년간 현장에서 교육해야 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이 현장에서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윤 부회장의 발언이 나온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국내 대학 졸업생에 대한 기업의 시각은 바뀌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지방대를 중심으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기업의 인력 수요에 대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전공 융합으로 승부
영남대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대구경북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 사업의 주관 대학으로 선정됐다. 5년 동안 250억 원을 지원받게 돼 2010년 그린에너지 연합전공을 신설했다. ‘연합전공’인 만큼 물리학 기계공학 신소재공학 화학공학 등 4개 학과(학부)가 융합형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1, 2학년 50명이 등록금 면제와 해외연수 등 혜택을 받으며 공부하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20명은 LG전자 등에 취업이 보장된다. 이태진 영남대 그린에너지선도산업인재양성센터장(화학공학부 교수)은 “졸업과 동시에 그린에너지 분야 산업현장에 투입되는 실무형 인재를 키울 수 있어 최상의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한림대는 2009년 한림의료관광인재양성센터를 열어 의료관광 전문 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학부 과정에 의료관광 과정을 도입해 16개 학과를 대상으로 11개 직종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의료관광 코디네이터와 홍보전문가, 통역번역사 등 교과목이 60가지가 넘는다. 이를 통해 2013년까지 1200여 명의 전문가를 배출할 예정이다.
이 센터의 목표는 국제적 실무형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어서 외국어 교육도 엄격하다. 또 한국관광공사와 대형병원 여행사 항공사 등 50여 개 관련 기관과 협력해 현장교육도 활발하다.
○ “졸업하면 바로 모십니다”
경북대는 올해 정보기술(IT)대학에 모바일공학 계약학과를 신설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학과를 설립하기로 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4년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삼성전자가 지원한다.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이 보장된다. 수능 성적 최상위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입학이 쉽지 않다. 지식경제부와 대구시는 5년 동안 실습장비 등에 13억 원을 지원한다.
1회 입학생 18명은 전담 교수들의 밀착 지도를 받으면서 정예 모바일공학 전문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대부분 연간 500만 원가량의 장학금을 별도로 받는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겸임교수로 참여해 기업 현장의 흐름을 들려준다.
전북대는 맞춤형 전문가 과정을 도입해 개별 기업에 맞는 스페셜리스트를 양성하고 있다. 최근 군산에 있는 풍력발전기용 날개 제조업체 ㈜데크의 스페셜리스트 장학생으로 예비 선발된 전북대 기계시스템공학부 4학년 이의영 씨(24)가 대표적인 사례. 이 씨는 전북대 신재생에너지산업인재양성센터에서 여름방학 동안 예비 교육을 60시간 받은 뒤 이 회사에서 산업체 맞춤형 전문가(스페셜리스트) 과정으로 ‘풍력에너지 현장중심 융합형 인재양성전문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데크 측은 이 씨와 같은 과정을 거친 전북대 졸업생 6명가량을 졸업과 동시에 채용할 예정이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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