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이맘때 한국은 큰 파동을 겪었습니다. 서울 도심은 밤마다 불법과 폭력이 판치는 무법천지의 해방구로 전락했습니다. '광우병 괴담'이 난무하면서 많은 국민이 불안에 떨었습니다.
2008년 4월 한미 쇠고기협상이 타결된 뒤 일부 무책임한 언론과 좌파단체는 '미국 쇠고기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리기 쉽다'고 주장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광우병 쇠고기를 먹어야 합니까'라는 비과학적 선동이 횡행했습니다. 일부 세력이 치밀하게 기획한 광우병 촛불시위가 5월 2일부터 106일 동안 2300차례 열렸습니다. 검찰의 수사백서에 따르면 유무형의 피해액은 3조 7000억 원에 이릅니다. '한국은 허위와 왜곡에 휘둘리는 비정상적 나라'라는 인식이 해외에 퍼지면서 국가 이미지도 추락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주소는 어떨까요. 올해 1분기 한국은 6만265t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 미국의 최대 쇠고기 수출시장이 됐습니다. 석 달간 들여온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였고, 2009년 연간 수입량과 비슷합니다. 불과 3년 전 그 난리를 쳤던 나라의 이런 변화를 봐야 하는 현실은 씁쓸합니다.
광우병 시위 주도 세력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운운했고 '광장 민주주의'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광우병 파동의 본질은 갓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선 불복운동이었습니다. 검찰이 압수한 시위주도단체의 문건에는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이명박 정부를 주저앉히는 것이다. 밤에는 국민이 촛불을 들고 낮에는 운동역량의 촛불로서 사회를 마비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광우병 선동이 '거대한 사기극'임이 밝혀졌지만 불법폭력 주도 세력은 사과는커녕 지금도 정당성을 강변합니다. 이들과 공동보조를 취했던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일부 야당 정치인도 반성하는 기미가 없습니다. 불법과 폭력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기회주의적 웰빙 체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의문입니다. 한국이 미국 쇠고기의 최대 수입국으로 바뀐 현실 앞에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아 보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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