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제 목소리’ 아쉬운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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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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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락 기자
정재락 기자
16일 오후 2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 박맹우 울산시장이 정부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다. 그는 “과학벨트가 객관성이 무시되고 정치논리에 의해 결정돼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울산과학기술대(UNIST)에 연구단(사이트 랩)을 최대한 많이 유치해 지역 발전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과학벨트 선정 백지화를 주장하는 대구 경북과는 ‘온도 차’가 느껴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대구 경북과 공동보조를 맞춘다는 기조였다.

회견 3시간 전인 이날 오전 11시 박 시장은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동남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에 참석해 허남식 부산시장, 김두관 경남지사와 공동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16일 하루 박 시장은 대구와 경북, 부산과 경남 등 4개 광역자치단체와 나름대로 공동보조를 맞춘 셈이다. 이해관계가 맞거나 인접한 자치단체와 협조하는 이른바 ‘광폭(廣幅)행정’은 박수 받을 만하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자칫 다른 시도에 끌려 다니는 인상을 주면서 “자기 주장이 없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시를 놓고 부산과 대구-경북-경남이 첨예하게 맞섰던 동남권 신공항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울산시는 중립이었다. 그러다 막판에 ‘울산에서 가까운’ 밀양을 밀었다. 결국 신공항 건설이 무산되면서 부산시와는 서먹한 사이가 됐다. ‘차라리 끝까지 중립을 지켰더라면…’ 하는 내부 목소리는 그래서 나왔다.

울산시가 국가와 지역 발전에 필요한 ‘명분 있는 싸움’을 벌이면 울산시민들이 적극 밀었다. ‘울산 발전의 3대 계기’로 꼽히는 울산광역시 승격, KTX 울산역 유치, UNIST 설립 등은 시민 서명과 궐기대회가 큰 힘이 됐다. 울산이 지리적으로 부산 경남 대구 경북의 중간지대이긴 하지만 이제 제 목소리를 낼 때도 됐다. 내년이면 광역시 승격 15년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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