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 취업자 수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앞으로 5년 안에 15세 이상 경제활동이 가능한 대졸 인구가 고졸 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에서 ‘학력 인플레’가 고착화하는 셈이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월 현재 전문대와 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한 대졸 취업자는 954만1000명으로 고졸 취업자(950만3000명)보다 3만8000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취업자 수가 고졸을 앞선 것은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뒤 처음이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15세 이상 인구는 고졸은 1574만2000명, 대졸은 1290만7000명으로 고졸이 283만5000명 더 많다. 취업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인구는 고졸이 더 많지만 정작 취업자 수는 대졸이 고졸을 앞선 것이다. 15세 이상 경제활동 가능 인구 가운데 고졸 인구는 매년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대졸 인구는 매년 3∼4%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자 수의 대졸 역전현상은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가운데 대졸이 고졸을 추월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학벌사회가 갈수록 공고화되면서 고졸 인구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이다. 1980년 27.2%에 불과하던 대학 진학률은 2000년대 중반 이후 80%를 웃돌고 있다. 특히 취업이 주된 목적인 전문계고만 하더라도 지난해 진학률이 71.1%로 취업률(19.2%)의 3.7배 수준이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경제활동인구가 연평균 21만7000명 증가하고, 이 중 대졸과 고졸이 각각 27만 명, 3만2000명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졸 이하는 매년 8만5000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2008년 37.7%인 대졸 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은 2018년 43.9%로 높아지고, 고졸 경제활동인구는 41.2%에서 39.0%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학력자를 수용할 만한 일자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지금처럼 대졸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하향 취업, 청년실업 증가 등 학력과 일자리 간 불일치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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