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실종 50대 주부, 외출 당일 숨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2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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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상당수 확보했다" 23일중 영장 신청 방침

재혼한 대학교수 남편과 이혼 소송하던 주부 박모(50) 씨가 실종 50일 만에 쇠사슬에 묶인 채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부산 북부경찰서는 22일 중간 브리핑을 갖고 "박씨의 사망시점은 외출 당일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가 지난달 2일 북구 화명동 자신의 아파트를 나서 택시를 타고 해운대 모 콘도 앞에서 내린 직후에 (남편을 만나)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혼소송 기일을 앞두고 외출한 박 씨가 지난달 2일 수차례 남편 강모(52) 씨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통신기록을 이미 확보했다.

경찰은 박 씨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장소가 별거중인 남편의 주거지 인근인 북구 만덕동이었고 전원이 꺼진 시간인 3일 오전 0시33분에 남편의 휴대전화 위치도 같은 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강 씨가 박 씨를 만나 살해해 자신의 차량으로 옮기 뒤 박 씨의 시신발견 장소인 을숙도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박 씨의 시신 발견 장소가 수차례 병력을 동원해 수색해온 장소였지만 밀물 때 시신이 든 가방이 물에 잠겼다가 물이 빠지는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박 씨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지난 50일간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강 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강 씨의 그랜저 승용차를 압수, 정밀감정해 트렁크에서 박 씨가 외출 당일 꽂고 나간 것으로 보이는 머리핀과 차량 뒷 시트에서 혈흔을 발견한 데 이어 강 씨의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사체 없는 살인' 등과 같은 인터넷 검색 기록도 찾아냈다.

경찰은 또한 지난달 6일 강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바꿔버린 사실을 밝혀내고 우발적이 아니라 치밀하게 사건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변호사 입회하에 이틀째 조사를 받고 있는 강 씨는 여전히 관련 혐의를 일절 부인하고 있지만 증거가 제시되면서 미세한 심경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수 북부서 형사과장은 "내일 오전까지 보강수사를 마친 뒤 긴급체포 48시간 이전에 강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박 씨의 시신에서 목에 졸린 흔적 등이 발견됨에 따라 23일 부검하기로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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