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구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돼 ‘석장리’로 잘 알려진 충남 공주시 장기면 장암리 주민들이 잃어버린 마을 이름 되찾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공주시에 따르면 장암리는 1914년 이전까지만 해도 석장리였다. 그러나 일제가 단행한 행정구역 개편으로 인근 대추리 초왕리 신무리 일부와 석장리가 통합돼 지금의 장암리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마을에서 1964년부터 1974년까지 10년 동안 연세대 박물관팀의 발굴로 구석기시대 돌도끼와 돌칼 등 많은 유물이 나오면서 이 유적은 과거 지명인 ‘석장리 유적’이라는 이름으로 1990년 사적 제334호로 지정됐다. 교과서에도 석장리 유적으로 실렸고 2006년에는 출토유물을 상설 전시하는 ‘석장리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앞으로 시행될 새주소 사업에서 장암리길을 석장리길로 바꿔달라는 청원을 공주시에 냈다. 아울러 이번 기회에 행정구역 명칭도 아예 석장리로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외부 사람들이 물어보면 장암리가 아닌 석장리에 산다고 대답해 왔다”고 말했다. 공주시 관계자는 “지명위원회를 열어 지명 변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지명을 되찾은 대표적인 선례 가운데 하나는 인접 계룡시의 신도안이다. 계룡시 신도안(新都案)면은 2009년 5월 26년 만에 남선면에서 옛 이름을 되찾았다. 신도안은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1393년 이곳을 신도읍지로 정하고 대궐 공사까지 진행해 붙여진 이름이다. ‘신도안(新都安)’, ‘신도내(新都內)’ 등으로 표기되기도 했다. 남선면 주민들은 1983년 시작된 3군 본부(계룡대) 이전 사업(620사업)으로 고향을 떠나 인근 대전과 논산, 공주 등지에서 흩어져 살아오다 계룡시에 이름을 되찾아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숙원을 이뤘다. 계룡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오랜 소망인 데다 역사성과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어 ‘신도안’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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