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검무산 氣충만… 새지 않게 건물 배치를”

  • Array
  • 입력 2011년 5월 24일 03시 00분


영남대 ‘안동-예천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의 풍수리지’ 심포지엄
검무산, 큰 종 엎어놓은 형상… 인공호수 등으로 보완 조언

경북도와 안동시 직원들이 검무산 정상에서 도청 이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검무산은 서울의 북악산과 닮았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안동시 직원들이 검무산 정상에서 도청 이전지를 살펴보고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검무산은 서울의 북악산과 닮았다. 경북도 제공
2014년 6월 경북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는 경북도청은 풍수지리 관점에서 어떨까. 21일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이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의 도시계획 현황과 풍수지리 해석’을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은 새 도청 소재지의 환경을 풍수지리 관점에서 접근해 관심을 모았다. 경북도는 그동안 풍수지리 전문가들과 이전지를 여러 번 답사했다. 신청사를 정남향에서 서쪽으로 약간 돌려 배치하기로 한 것도 풍수지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풍수지리 전문가들은 이날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대에 조성될 경북도청 이전 예정지(배후 신도시 포함) 10.96km²(약 331만 평)를 둘러싼 지리적 환경이 어떤지를 조명했다.

이전지를 감싼 검무산(331m)은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 북악산(342m)과 높이가 비슷한 검무산은 힘센 기상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서라벌대학 풍수명리과 정백균 교수는 “태백산에서 뻗어나와 안동 전체에 크게 펼쳐진 학가산(870m)이 검무산으로 이어진 모양”이라며 “검무산은 큰 종을 엎어 놓은 듯 좌우 균형이 조화로워 강한 기운이 모여 있고 북쪽의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고 해석했다.

이전지 일대 물 흐름도 경북 북부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최적지로 평가됐다. 영양 청송 의성 영주 봉화 상주 등 북부지역의 낙동강 지류 하천이 이전지를 거쳐 낙동강 본류로 흐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서쪽 물줄기를 제외하고 모두 이전지로 물이 모인다”며 “이런 물 흐름은 풍수지리에서 매우 좋은 땅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청 청사 등 이전지 주요 건축물 배치 등을 풍수지리적 측면에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시대 한양을 설계할 때 북악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사대문(四大門)을 배치해 좋은 땅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원리와 같다는 것이다. 국풍환경설계연구소 박재락 소장은 “도청의 주요 건물을 검무산의 기운이 흩어지지 않도록 생태친화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공호수와 수변공원, 솟을대문 등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경북의 전통과 미래가 느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풍수지리적 관점을 도청 설계에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경북도 이우석 도청이전추진본부 신도시조성과장은 “도청 이전은 대구에 있는 청사를 단순히 경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경북 전체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므로 풍수지리적 조언을 폭넓게 반영하고 있다”며 “환경생태를 고려한 환경친화적 신도시 구상이라는 목적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