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화려한 시설 내일 개관 대구미술관 불안한 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5일 03시 00분


총면적 6500평에 자연채광 전시실
부속동 운영문제 갈등에 교통도 불편

지역의 숙원사업인 대구미술관이 26일 개관한다.
지역의 숙원사업인 대구미술관이 26일 개관한다.
대구미술관이 26일 개관한다. 1997년 건립 논의를 시작한 지 14년 만이다. 지역의 숙원사업인 만큼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문화예술 활성화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새로운 휴식처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미술관은 수성구 삼덕동 대공원 터에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3층에 총면적 2만1700m²(6500여 평) 규모를 자랑한다. 단일 전시공간은 전국 최대 규모인 부산시립미술관과 비슷하지만 1·2전시실은 더 크다는 게 미술관 측의 설명이다. 대구미술관의 상징인 ‘어미홀’(가로 15m, 세로 55m, 높이 20m)은 보는 것만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곳은 작가들의 창의적인 영감을 실현하고 관람객이 작품을 직접 보면서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전시된 작품을 곁에서 바라는 보는 경우와 위층으로 올라가 내려다보는 경우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다. ‘3전시실’은 동쪽 벽면 전체가 창문(가로 21m, 세로 5m)이어서 채광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실내와 자연이 만나는 공간으로 율동하고 교감하는 전시장으로 기획될 예정이다. 지하 1층 작품 수장고(5400m²·약 1600평)도 눈길을 끈다. 출입문의 경우 높이 3.6m, 폭 3.2m, 두께 40cm의 철문으로 만들어졌다. 벽과 바닥은 방충과 습기 흡수 기능을 가진 삼나무로 구성돼 작품을 최적의 환경에서 보관한다.

대구미술관 주변에는 예식장 영업 허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다.
대구미술관 주변에는 예식장 영업 허가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다.
대구미술관은 개관 기념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동양문화의 특수성과 기(氣)의 관점으로 현대미술을 바라본 ‘기가 차다’를 비롯해 공간과 조화를 꾀한 설치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이강소 전(展)’,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현대시각문화의 다양한 맥락을 이해토록 한 ‘리차드 롱’ 작품전 등이 개관 전시회로 마련된다. 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마케팅팀장은 “대구미술관은 앞으로 대구미술의 뿌리와 역사를 한국미술의 맥락 속에서 조명하고 대구 근·현대미술의 정체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관을 앞두고 전시회 등의 홍보 부족은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 외곽에 있다 보니 접근성도 낮은 편이다. 849번, 604번 등 버스노선이 신설됐지만 배차 간격(평균 20분)이 길다. 지하철 2호선(대공원역)을 이용하더라도 걸어서 20분 이상 걸린다. 전시장 옆 부속동 운영 문제도 시끄럽다. 민간투자사업(BTL)으로 건립된 대구미술관은 부속동에서 결혼예식이나 컨벤션 사업 등 수익사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미술관이 공원녹지구역에 위치하면서 예식장 영업 허가가 나지 않자 운영업체가 대구시 수성구를 상대로 소송 중이다. 대구미술관 곳곳에는 이를 문제 삼은 호소문과 대형현수막 수십 개가 내걸려 있다. 대구미술관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법적 문제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합의점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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