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대한약사회가 의약품 슈퍼판매 대신 전국의 약국이 순번대로 돌아가며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야간 순환제 약국’을 검토하고 있다.
김구 대한약사회장은 “약국 밖으로 일반의약품이 나가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대안으로 야간 순환제 약국을 운영하는 방안을 복지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야간 순환제 약국이란 전국 2만1000곳의 약국이 7부제 형식으로 밤 12시까지 문을 여는 방식이다. 매일 3100곳의 약국이 문을 열기 때문에 의약품 구입 불편이 해소된다는 주장이다. 복지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동욱 보건의료정책관은 “야간 순환제 약국이 잘 운영된다면 당초 약국외 판매 취지대로 심야, 공휴일 의약품 구입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의약품 구입 불편이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현재도 심야, 당번 약국 제도가 있지만 인건비 부담과 밤샘 근무 부담 때문에 문을 열지 않는 약국이 적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지난달 3∼14일 전국 심야응급약국과 당번약국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심야응급약국으로 지정된 56곳 중에 8곳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당번약국 119곳 가운데 12곳도 해당 시간대에 문을 열지 않았다.
순환제 약국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중근 ‘가정상비약 약국외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 대표는 “일반의약품 약국외 판매는 범부처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이미 합의된 사항인데 정부가 정치권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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