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캠프 캐럴 반경 2km내 지하수 모두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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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 한미 첫 공동조사

유심히 지켜보는 미군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몰 문제와 관련해 한미 공동조사가 실시된 27일 칠곡교육문화회관 앞 식수대에서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가 지하수를 채취하는 모습을 버치 마이어 주한미군 공병참모부장(왼쪽) 등 미군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칠곡=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유심히 지켜보는 미군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 고엽제 매몰 문제와 관련해 한미 공동조사가 실시된 27일 칠곡교육문화회관 앞 식수대에서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가 지하수를 채취하는 모습을 버치 마이어 주한미군 공병참모부장(왼쪽) 등 미군 관계자들이 지켜보고 있다. 칠곡=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미군의 고엽제 매몰 파동과 관련해 한미 공동조사단이 27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 캐럴 기지 주변에서 첫 공동조사를 했다. 이날 조사단은 미군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다이옥신 등 발암물질 오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캠프 캐럴 기지 주변 네 곳에서 지하수를 채취했다. 공동조사단에는 국방부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등 정부 측 인사들과 환경분야 교수 등 전문가와 칠곡군 주민대표 등 20여 명이 참여했으며 미군 측도 시료 채취 등 전 과정을 지켜봤다.

첫 시료 채취 장소는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에 있는 교육문화복지회관 민방위 비상급수시설. 하루 380t 규모의 지하수가 나오는 곳으로 미군기지 내 고엽제가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 헬기장과 500여 m 떨어져 있다. 약 10m²(약 3평) 규모인 이 급수시설은 90m 아래에서 지하수를 끌어올려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이 급수시설은 3월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수질검사에는 ‘먹는 물’ 적합 판정을 받았다.

공동조사위원인 장윤영 광운대 교수(환경공학과)는 “이번 조사의 목표는 다이옥신”이라며 “교육문화회관 민방위 급수시설이 오늘 조사 대상 중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공동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양임석 환경위해성연구원장은 “이 급수시설은 미군부대와 가까운 데다 고엽제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기지 헬기장 인근보다 지대가 낮다”며 “이 때문에 부대 내 고엽제가 매몰됐다면 지하수 등을 통해 이곳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한 옥곤 부경대 교수(환경대기학과)는 “채취한 지하수는 냉장보관으로 이송해 휘발성 화합물 함유는 물론이고 용해 화합물 조사를 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조사는 미국 측에서 실시하는 성분검사와 과학적 기준에서 큰 차이가 없어 신뢰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 수석대표로 참여한 버치 마이어 주한미군 공병참모부장(대령)도 일일이 시료 채취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그는 “양국이 공동 조사를 실시키로 한 것은 의의가 크다”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한국 정부와 공동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측 ‘시료 채취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냐’는 물음에 마이어 부장은 “오늘은 조사 진행 과정을 참관하는 것일 뿐 다른 답변은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공동조사단은 미군기지 헬기장 1km 안팎에 위치한 왜관읍의 학교 여관 아파트 등 세 곳에서 지하수 시료를 채취했다. 미군기지에서 지하수가 흘러나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공동조사단은 30일에도 추가로 다섯 곳에서 시료를 더 채취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엽제 매립 추정지 반경 2km에 있는 지하수 관정 모두를 조사할 예정”이라며 “미군기지 안에 있는 지하수 관정에 대한 조사는 한미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채취된 시료를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정밀 분석을 의뢰해 다이옥신 등 유해화학물질 오염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과학원 관계자는 “다이옥신이 얼마나 포함됐는지 등 분석 결과가 나오려면 5, 6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는 이날 캠프 캐럴 인근 지하수 한 곳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됐으나 사실상 0에 가까운 정도로 극미량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공동조사단과는 별도로 22일 자체적으로 캠프 캐럴 인근 3개 지점에서 지하수를 채취해 포스텍 환경공학부 장윤석 교수팀에 검사를 의뢰했다. 조사 결과 공정시험법 기준으로 볼 때 0에 가까울 정도로 다이옥신이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분석방법으로는 사실상 검출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칠곡=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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