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고엽제 파문]“1972년에도 캠프 캐럴 2곳에 독극물 묻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5월 28일 03시 00분


前군무원 밝혀… 제거작업 참여 前미군 “고엽제는 없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에 고엽제 매립장소로 이미 폭로된 헬기장 근처 외에도 기지 내 2곳에 화학물질 등 독극물이 매립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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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캐럴에서 1968년 6월부터 2001년 8월까지 33년 동안 군무원으로 근무한 구자영 씨(72·미 버지니아 주 챈틀리 거주)는 26일 오후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의 전종준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구 씨는 “1972년 여름경 캠프 캐럴 내 BOQ(독신장교 숙소) 인근의 공터와 기지 내 소방시설 앞 지역에 각각 깊이 30피트(9.14m)의 테니스장 크기 구덩이를 (직접) 불도저로 팠다”며 “당시 나의 상사인 중국계 미국인 군무원 가와이 씨가 매몰 작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구덩이에 묻은 것은 55갤런짜리 드럼통 60∼80개, 5갤런짜리 캔 40개, 유리병 40여 개이며 “작업 중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가 났다”고 구 씨는 기억했다.

그는 “당시 창고에 근무하는 한국인이 많았는데 이게 독극물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고 베트남에서 가져왔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전문지인 성조지는 1979년 캠프 캐럴에 묻혀 있던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에 참여했던 전역 미군 중사 존 십켄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10∼15명이 6∼9개월 동안 묻혀 있던 화학물질을 다시 파내서 이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베트남 지역, 콤파운드 오렌지(Province of Vietnam, Compound Orange)’라고 적힌 드럼통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리아(버지니아 주)=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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