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도시를 찾아온 관광객. 짧은 시간에 관광객이 도시와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는 것이다. 서울 부산 대구 등 대도시 시티투어 버스 프로그램은 짧은 시간에 도시 내 명소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누구나 봐야 하는’ 관광이 아닌 ‘나만이 보고 싶은’ 관광을 주제로 한 마을 단위 시티투어도 있다. 소규모로 여유롭게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가족단위 동네 시티투어 프로그램이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느릿하게 동네를 둘러본다 하여 이를 ‘슬로 시티투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 ○ 동네 유적지부터 외국인 코스까지
최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마을 단위 시티 투어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남한산성 등 경기 광주시내 문화 유적지를 들르는 ‘광주 시티 투어’(큰사진)나 조선시대 유적지를 주제로 한 서울 동대문구의 ‘조선의 해가 뜨는 생생 코스’가 대표적이다. 각 지방자치단체 제공
서울시내 자치구들은 동네 문화유적지를 시티투어 프로그램 주제로 삼았다. 최근 ‘해피 송파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송파구가 대표적이다. 해피 송파 투어는 관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세 시간짜리 프로그램으로 송파구 방이동 몽촌역사관을 시작으로 풍납토성, 석촌 백제초기 적석총, 방이 백제고분군, 방이 자연생태습지 등 송파구 내 대표 유적지 다섯 곳이 주코스다. 송파구 관계자는 “문화유산 해설자도 참여해 학생들에게 문화유적에 대한 공부를 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성동구 시티투어는 행당동에 있는 조선시대 다리 중 하나인 ‘살곶이다리’, 옥수동에 있는 사찰 ‘미타사’, 왕십리역 앞 광장에 있는 소월 김정식 시비 등이 네 개 코스로 나눠 운영한다. 소수정예(8명)로도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맞춤형’ 동네 시티투어도 등장했다. 강남구는 외국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시티투어 프로그램 ‘강남 시티투어’를 만들었다. 동대문구는 청량리 세종대왕기념관, 고종의 후궁인 순헌귀비 엄씨의 무덤인 영휘원 등 조선시대를 주제로 한 ‘조선의 해가 뜨는 생생 코스’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 다양한 프로그램 생겨나는 경기·인천
경기지역은 최근 동네 시티투어 프로그램이 가장 많이 생긴 곳이다. 용인시는 이달부터 △문화예술(백남준아트센터) △역사(한국민속촌) △자연(한택식물원) 등 세 개 주제로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자라섬과 남이섬, 쁘띠프랑스 등 동네 자연경관을 주제로 한 가평군도 대표적이다. 가평 시티투어의 경우 서울에서 경춘선 복선전철을 이용할 경우 열차여행과 버스여행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남한산성과 얼굴박물관 분원백자자료관 팔당물환경전시관 등을 들르는 광주 시티투어 프로그램은 다음 달에 있을 퇴촌토마토축제나 9월 세계도자비엔날레 등 축제 기간에 코스가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투어 프로그램들 중 업그레이드된 것도 있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 일대와 수원월드컵경기장 등을 돌아보는 수원 시티투어는 최근에 효(孝)를 주제로 화성의 융건릉(隆健陵)과 용주사 방문 코스도 마련했다. 남양주 시티투어는 지난해까지 코스가 두 개였으나 올해 공연(몽골문화촌 남양주종합촬영소), 자연(국립수목원 자연사박물관), 체험(농촌) 등 세 개로 늘어났다.
인천에는 월미도 연안부두 송도국제도시 등 인천의 대표 지역을 둘러보는 통합 코스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강화지역 특화 코스인 ‘강화코스’가 인기를 얻고 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