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대생들이 “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한다”며 서울대 총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학교 법인화를 반대하는 서울대 총학생회의 총장실 및 본부 점거 사태가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상당수 학교행정 업무가 마비 상태에 빠졌다. 총학생회 등 서울대 학생 100여 명은 지난달 30일부터 본부 건물을 점거하고 일부 부서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의 출근을 막고 있다.
서울대 본부에는 4처(교무처 학생처 연구처 기획처) 2국(사무국 시설관리국) 13개 과가 있다. 이 중 현재 업무를 보고 있는 과는 학생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학생과와 본부 경비를 맡고 있는 관리과, 재무과 정도. 그나마 본부를 나갈 순 있지만 학생들의 점거로 다시 들어올 수는 없어 이들은 본부 점거 때부터 철야근무 중이다. 재무과는 “31일이 월말이어서 세금 및 공과금 업무 등을 당장 처리하지 못하면 엄청난 가산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을 총학생회에 설명하고 일부 직원만 신분 확인 뒤 출입하고 있다. 이 외에 총무과 교무과 연구지원과 등 나머지 사무실은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출근한 직원들은 본부 옆 문화관 강당에 모여 점거 해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서울대 이학래 학생처장은 “월초에 근로장학금, 대학원 장학금 등을 지급해야 하는데 결제를 못해 늦어질 것 같다”며 “근로장학금의 경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교무처의 경우는 다른 대학 교수 채용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증명서를 발급 받는 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물리적 수단을 통해 의사를 관철시키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불법점거를 중단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요구했다. 반면 총학과 직원노조 측은 “본부가 일방적으로 법인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점거는 정당한 선택이었다”며 “오연천 총장이 먼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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