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미 드러난 두 경기 외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 기도가 광범위하게 있었던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창원지검 곽규홍 차장검사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대전시티즌과 광주FC가 4월 6일 치른 문제의 두 경기 외에 다른 러시앤캐시컵 대회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대전과 광주팀 외의 경기에서 승부조작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수사 착수 이후 처음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전날 수사검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렸다. 곽 차장검사는 이어 “또 다른 승부조작이 이들 2개 팀의 컵 대회 다른 경기에서 있었는지, 아니면 다른 팀 선수들이 관련된 경기인지는 아직 밝히기 어렵다”며 “승부조작에 투입된 자금은 브로커 김모 씨(27) 등이 대전시티즌과 광주FC 선수에게 전달한 2억2000만 원과는 별개”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프로축구 경기 승부를 조작하기 위해 총괄기획, 투자자 물색 및 자금 관리, 선수 포섭, 사후 처리 등 역할을 분담한 전문조직이 창원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4, 5개에 이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추적에 나섰다. 이들 조직은 프로축구단 연고지 또는 수도권 폭력배와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제가 된 두 경기의 승부조작을 총괄 기획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C 씨(35), 투자자들에게서 돈을 거둬 브로커 2명에게 전달한 자금관리 담당 L 씨(32) 등을 조사하면 사건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C 씨 검거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브로커로부터 1억 원을 받은 광주FC 골키퍼 성모 씨(31·구속)가 지난달 말 팀 동료 3명에게 향응을 접대하고 한 선수에게 1000만 원을 주었다 돌려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곧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이날 수천만 원을 받고 자신이 출전한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27·상주 상무 피닉스)에 대해 군 검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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