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그룹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김홍일 검사장)는 정선태 법제처장(55·사법시험 23회·사진)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로비스트인 윤여성 씨(56·구속)로부터 1000만 원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검찰의 정관계 로비 수사에서 현직 장차관급 정부 부처 수장이 연루된 것은 정 법제처장이 처음이다.
1956년 광주에서 태어난 정 법제처장은 검사 재직 시절 마약 수사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 검찰 내부에서는 ‘마약 수사통’으로 통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8년 2월 서울고검 검사로 재직하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돼 법무행정 선진화를 위한 법령정비팀장을 맡았다. 지난해 8월 법제처장에 임명됐다.
검찰은 윤 씨가 2007년 서울고검 검사로 재직 중이던 정 법제처장에게 사건 관련 청탁과 함께 1000만 원을 전달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정황 증거를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 법제처장에게 건네진 돈이 의례적인 인사 차원인지, 청탁 대가인지를 따져보고 있다. 검찰은 정 법제처장과 관련한 진술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로비 사건과는 직접 관련은 없지만 돈 전달 여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정 처장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법제처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다. (윤 씨를) 만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 법제처장은 1993년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주임검사로 활약했던 슬롯머신 비리 사건 당시 은진수 전 감사위원(구속)과 함께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수사한 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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