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쏟으면 의료도시(메디시티)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듭니다. 특히 세계육상대회로 대구가 지구촌에 널리 알려지면 의료관광에도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대구시 김형일 의료산업팀장은 2일 “올해가 ‘메디시티 대구’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구시는 2009년 4월 의료산업과 의료관광 도시로 만든다는 메디시티 대구를 선언했으나 제자리걸음을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구에 메디시티를 향한 자신감이 확산되는 이유는 지난해 대구지역 외국인 환자(의료관광객) 유치 실적이 서울과 경기에 이어 전국 3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외국인은 4493명이었다. 2009년 2816명에 비해 60%가량 늘었다.
특히 부산(4106명)과 인천(2898명)을 제치고 3위를 차지한 데 고무된 분위기다. 대구시 관계자는 “부산은 대구보다 전반적인 의료 기반이 낫고 인천은 국가관문 국제공항이 있는 지역인데도 대구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의료관광에 큰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의료관광은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산부인과 전문병원인 효성병원이 주도했다. 동산의료원은 외국인 환자 유치 전국 10개 대형종합병원 중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선정(9위)됐으며, 효성병원은 전문병원 상위 5개 가운데 5위를 차지했다.
동산의료원은 2000년 외국인 진료소를 설치한 뒤 2009년 국제의료센터로 확대했다. 대구시와 공동으로 카자흐스탄에 ‘대구시의료서비스 알마티센터’를 개설한 것도 이 무렵이다. 2006년 연간 4000명 선이던 외국인 환자가 지난해는 1만 명(총인원)을 넘어섰다. 김준형 센터장(성형외과 교수)은 “의료 수준과 행정처리,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하면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온다는 것이 그동안의 경험”이라며 “해외 의료마케팅을 더욱 활발하게 하면 메디시티 대구의 가능성은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효성병원(수성구 중동)은 소독약 냄새가 풍기는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난 쾌적한 환경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에 적잖은 성과를 내고 있다. 모유 수유와 임산부 모습 등을 연중 전시해 병원이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연간 100여 명의 외국인이 이 병원에서 출산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경동 원장(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장)은 “대구가 서울보다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외국인 환자가 꼭 접근성 때문에 서울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가 조금도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올해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1만 명 유치할 계획이다. 세계육상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연계하고 해외 홍보를 강화해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의료관광 종합지원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외국인 환자는 8만1789명이었다. 이 가운데 서울이 5만490명이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