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평가원 모의수능… EBS 연계율 7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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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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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보다 쉬웠다”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2일 서울 영등포여고생들이 답안지에 이름을 쓰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2일 서울 영등포여고생들이 답안지에 이름을 쓰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전국 수험생이 2일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지난해 수능보다 상당히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도 70% 이상이어서 올해에는 아주 쉬운 수능이 예상된다.

모의평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한 문제를 이용해 전국 2165개 고교와 265개 학원에서 실시됐다. 평가원 모의평가는 6월과 9월에 한 번씩 치르는데 그해 수능 출제 방향을 보여주기 때문에 ‘예비 수능’으로 불린다.

정부와 평가원이 올해 수능을 영역별 만점자가 1% 수준이 되도록 출제하겠다고 밝혀 왔기 때문에 모의평가도 쉬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 수준으로 수능을 출제할 경우 한 문제만 실수로 틀려도 2등급을 받을 정도로 변별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 EBS 교재 그대로 출제되기도


EBS 교재 그대로 옮긴 듯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는 수리‘가’ 7번(위)처럼 EBS 교재(아래·수능특강 기하와 벡터 38쪽)를 그대로 옮긴 듯한 문제가 많이 나왔다.
EBS 교재 그대로 옮긴 듯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는 수리‘가’ 7번(위)처럼 EBS 교재(아래·수능특강 기하와 벡터 38쪽)를 그대로 옮긴 듯한 문제가 많이 나왔다.
언어영역은 EBS 지문을 거의 그대로 인용했다. 문제도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예를 들어 EBS 수능특강에 나온 ‘귀납 논증법’에 대한 지문과 그림이 그대로 나왔다. 논증 방법 중 ‘차이법’을 도식화해 보라는 문제도 똑같았다. 단독 지문으로 출제된 시나리오 ‘대장금’도 EBS 교재에 나온 내용이었다.

수리영역도 EBS 연계를 체감할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는 평. 수리‘가’와 수리‘나’에서 공통으로 출제된 20번 문제와 수리‘나’의 19번 문제는 EBS 수능특강 문제에서 숫자만 바꿨다. 그래프까지 거의 그대로였다. 수리‘가’, 수리‘나’의 21번, 30번 문제는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고난도 문제였지만 비슷한 유형의 기출 문제가 많이 나와 상위권 학생에게는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어영역 역시 쉬웠다. EBS 교재의 지문을 거의 바꾸지 않고 문제만 변형한 후 출제해 교재를 충실히 공부한 학생에게 유리했다. 듣기 1번은 내용과 그림까지 EBS와 비슷했고 23번과 31번은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옮겨왔다. 새로운 유형인 빈칸 추론 문제(29번) 등 한두 문제를 제외하면 지문 길이가 짧아 어려운 문제가 없었다.

○ 1등급 구분점수 급등할 듯


모의평가 수준으로 수능을 출제하면 고득점자가 많이 나와 상위권의 변별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수리영역에서 만점을, 언어와 외국어에서 96∼97점 이상을 받아야 1등급이 된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9월 모의평가에서도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올해 수능은 ‘실수 안 하기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도 우려하고 있다. 재수생 최모 씨는 “지난해 수능보다 확실히 쉬운데 한 치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 난도를 낮추는 게 진정 수험생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모의평가가 너무 쉬웠기 때문에 실제 수능에선 난도를 조금 높이는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메가스터디 남윤곤 입시분석팀장은 “만점자 1% 원칙을 지키려고 매우 노력한 것 같다. 앞으로 연계 대상인 EBS 교재가 추가되면서 실제 수능은 지금보다 조금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 모의평가 이후 지원 전략 세워야


수험생은 모의평가 점수를 활용해 수시 및 정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모의평가 성적이 예상보다 떨어지거나 학생부 성적보다 낮으면 수시에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문제를 철저히 분석해 출제 경향을 정리해 두는 일도 중요하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틀린 문제는 개념 이해형, 자료 분석형 등으로 나눠 유형을 파악하고 모르는 개념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미정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장은 “난도에 따라 달라지는 표준점수보다는 백분위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탐구영역 선택과목을 결정해야 한다. 올해는 응시 과목 수가 최대 3개로 줄어든 만큼 ‘보험’이 없어진 셈이다. 집중 학습을 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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