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상하이 스캔들’에 연루된 외교관들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신학용 의원이 3일 외교통상부로부터 받은 ‘주상하이 총영사관 합동조사 관련 징계 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 11명 가운데 실제 징계가 이뤄진 것은 2명이었다. 김정기 전 총영사는 해임됐고 P 전 영사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신 의원에 따르면 해임의 경우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상 퇴직금 지급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김 전 총영사는 퇴직금을 전액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9명은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불문은 해당 사실이 1년 동안만 인사기록에 남는 처분으로 법률상 징계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
11명 중 김 전 총영사를 비롯해 5명이 행정안전부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나머지 6명은 외교부 자체 외무공무원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외교부 징계위에 회부된 6명 전원이 불문 처분을 받은 것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외교부 자체 징계위에 회부된 외교관들은 ‘상하이 스캔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공관 운영 내부지침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국무총리실 합동조사단이 징계를 요청한 사안”이라며 “그러나 보안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를 사용하지 않은 등 사소한 보안규정 위반만으로 합당한 사유 없이 징계를 내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의원은 “대한민국 외교부에 먹칠을 하고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사건에 대해 징계도 아닌 징계로 어물쩍 넘어간 것은 명백한 솜방망이”라고 지적했다.
행안부 중앙징계위에 회부된 5명 가운데 김 전 총영사와 P 전 영사를 제외한 부총영사와 영사 2명에 대해서도 불문 처분이 나온 것은 총리실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이들의 혐의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A 부총영사의 경우 관리감독 태만으로 중징계를 요구했으나 ‘상하이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 씨와의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B 영사는 합조단이 내부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적용했으나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중앙징계위가 판단했다. 관세청 출신 C 영사는 현지 주재 상사원과 골프를 쳤다는 혐의가 적용됐으나 그가 골프를 친 것이 한 번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불문 조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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