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구 동구 봉무동 한국폴리텍섬유패션대학 패브릭디자인과 강의실. 섬유 원단 색깔을 디자인하는 교육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컴퓨터컬러매칭시스템(CCM)과 컬러자동조액기(CCK)를 통해 바이어가 주문한 원단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익히고 있었다. 색깔을 읽는 측색기로 원단 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후 프로그램을 이용해 가장 근접한 색의 농도를 찾아가는 기술이다. 0.1∼1% 사이의 여러 가지 색깔 농도 값을 일일이 대입해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
산출된 농도 값은 CCK에 실시간으로 전송된 후 자동으로 염색액을 생산한다. 한 가지 색깔의 원단을 제조하기 위해서 20여 가지의 염색액이 혼합된다. 이를 적외선염색기에 넣으면 원하는 색으로 단장한 원단을 얻을 수 있다. 학생들은 수천 번의 반복 수업 끝에 자신도 모르게 동물적인 감각을 익히게 된다.
윤지영 교수(패브릭디자인과)는 “섬유에 있어 염색은 가장 전통적인 기술이지만 실전에 바로 응용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대학은 흔치 않다”며 “최근 섬유산업이 살아나면서 졸업한 학생들이 곧바로 취업하는 성과를 얻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 지난해 이 학과 졸업생 20명 중 18명이 섬유 관련 업종에 취업했다. 이들이 받는 연봉은 최대 2400만 원 정도. 2학년 박성정 씨(20·여)는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것이 장점”이라며 “졸업 후에 섬유 컬러 매칭 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한국폴리텍섬유패션대학이 최근 이시아폴리스 내 패션디자인지구 중심에 둥지를 틀었다. 대구경북 섬유패션의 숙원사업이던 산·학·연의 유기적인 융합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세계 속의 섬유패션 도시 대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캠퍼스는 대지 3만3000여 m²(약 1만 평), 건축면적 2만3000여 m²(약 7100평)에 본관, 다목적 실내체육관, 전시관, 공학관 등 총 9개동으로 구성됐다.
이 대학은 섬유패션산업 전문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책특수대학이다. 패브릭디자인, 니트디자인, 텍스타일디자인, 패션디자인, 패션메이킹, 패션마케팅 등 전 학과가 섬유 관련으로 구성돼 있다. 섬유기업들이 실제 사용하는 신기술은 물론이고 다양한 교육 장비를 갖췄다. ‘졸업생=기술자’라는 대학 목적도 뚜렷하다. 내년부터는 정보기술(IT)과 디자인을 융합한 디지털패션디자인과를 설립하는 등 총 7개의 신섬유산업을 이끌 학과로 재편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과 정보교환, 현장실습, 교수연수 등을 교류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기관과 섬유패션 발전을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김인정 학장은 “세계적인 섬유패션산업 교육기관의 선도적인 모델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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