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를 둘러싸고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노조(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파업을 지지하는 외부 단체와 사측 용역 직원들이 충돌했다. 한진중공업은 전투함과 상륙함 고속정 등 군함을 건조하는 ‘가급(최상급) 국가보안 목표시설’로 외부인은 회사 허가 없이 출입할 수 없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등 전국에서 모인 시민, 노동단체 회원 500여 명은 1월부터 조선소 타워크레인에서 고공 시위 중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진숙 지도위원과 노조원을 지지하기 위해 12일 오전 1시경 조선소 정문에 모였다. 사측이 3개 출입문을 봉쇄하자 이들은 동문 쪽 담을 넘어 조선소에 들어갔다. 이어 조선소 안에서 노조원 100여 명과 합류한 뒤 용역직원 100여 명과 충돌했다. 사측은 “회사와 관련 없는 외부 단체가 조선소를 점거하고 불법 시위를 벌였다”며 “일부는 쇠파이프로 용역직원을 폭행해 24명이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함 건조지역은 접근하지 않은 채 타워크레인 앞에서 이날 오후 3시까지 집회를 연 뒤 자진 해산했다.
집회에 참여했다가 오전에 현장을 빠져나온 배우 김여진 씨(39)는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집회는 신고를 하지 않은 불법 시위”라며 “충돌과정 등을 담은 자료를 확보해 김 씨뿐만 아니라 나머지 참여자들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한진중공업 노조는 외부 세력과 연계해 사측의 적법한 구조조정을 불법적으로 저지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공권력을 투입해 불법 점거농성을 해제하고 불법투쟁을 지원하는 외부세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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