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이 기존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정부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을 비교한 국내외 연구 171편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장 많은 임상연구가 이뤄진 전립샘암 수술의 경우 장기 생존율과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 주요 지표에서 로봇수술이 기존 수술법과 차이가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 다만,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가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입원 기간이 짧고 출혈량과 수혈 요구량도 적었다.
또 자궁내막암과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궁 절제술은 로봇수술 쪽이 출혈량은 적었지만 수술 시간과 입원 일수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근거는 없었다.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신장절제술도 수술 시간과 입원 일수, 수혈 요구량, 합병증 발생 등의 측면에서 복강경수술보다 우수하다는 근거가 없었다는 게 연구원의 주장이다.
연구원 측은 “국내 큰 병원에서 위암 등 상당수 수술을 로봇을 이용해 경쟁적으로 하고 있지만 1000만 원 이상의 추가 비용을 지불할 만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신채민 부연구위원은 “로봇수술이 표준 의료기술로 자리 잡으려면 기존 수술에 비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를 통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술로봇(다빈치 로봇)의 대당 가격은 약 30억∼40억 원이며 연간 유지비용이 약 2억∼2억5000만 원에 달한다. 초기 도입비용을 제하더라도 연간 150∼200건(월평균 15건) 이상 수술해야 유지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로봇수술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평균 700만∼2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2005년 7월 세브란스병원이 로봇수술을 도입한 뒤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한림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등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해 갑상샘암, 위암, 자궁암 등 각종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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