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시끄러워서…” 이웃집 풍산개 7마리 독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6일 03시 00분


살충제 묻힌 닭뼈 먹여

지난해 9월 19일 저녁 대전 중구 대사동 전모 씨 집 마당에 어디선가 여러 개의 닭뼈가 날아들었다. 전 씨는 자신의 집에서 호랑이도 겁내지 않는다는 풍산개 4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허기진 참에 닭뼈를 본 풍산개들은 닭뼈를 맛있게 먹었고 몇 시간 후 모두 죽었다. 닭뼈에 살충제가 듬뿍 발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전달에도 살충제 묻은 닭뼈로 풍산개 3마리를 잃었던 전 씨는 이웃집 안모 씨(62)를 의심했다.

안 씨가 오래전부터 개 때문에 시끄럽다고 자신은 물론이고 구청에까지 민원을 넣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전 씨는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개가 죽은 원인은 밝혀냈지만 안 씨가 워낙 강하게 부인하는 데다 증거도 없어 흐지부지됐다.

안 씨의 범행은 최근에야 우연한 기회에 덜미가 잡혔다. 안 씨가 전 씨 몰래 풍산개에게 음식물을 주다 전 씨의 신고로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기 때문. 안 씨는 “풍산개와 친해지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고 이때 준 음식물에는 살충제가 섞이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이 안 씨 집에서 지난해 8, 9월 풍산개가 먹은 살충제와 같은 살충제가 발견되자 범행을 털어놨다.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들이 너무 시끄럽게 짖어 일을 저질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15일 안 씨를 재물손괴(풍산개 7마리 470만 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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