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고양 폐정수장, 수중촬영 명소로 거듭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0일 03시 00분


화제영화 ‘해운대’ 촬영 장소
38억 들여 리모델링 오늘 개장… 대형수조 외에 200명 숙소도

2000년 가동이 중단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정수장이 아시아 최대 수중촬영장인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로 변신해 20일 개장한다. 스튜디오 건립이 추진 중이던 2009년 이곳에서 진행된 영화 ‘해운대’ 촬영 장면. 고양시 제공
2000년 가동이 중단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고양정수장이 아시아 최대 수중촬영장인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로 변신해 20일 개장한다. 스튜디오 건립이 추진 중이던 2009년 이곳에서 진행된 영화 ‘해운대’ 촬영 장면. 고양시 제공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에는 커다란 수조와 건물들로 이뤄진 정수시설이 있다. 1984년 문을 연 고양정수장이다. 하루 3만 t의 물을 정수해 고양시 덕양구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곳이다. 고양정수장은 2000년 이 지역에 광역상수도가 공급되면서 16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일부 건물만 사무실로 남고 수조 등 정수시설은 모두 가동이 중단됐다.

고양정수장의 남은 시설을 유지 및 보수하는 데 매년 3000만 원가량이 꼬박꼬박 들어갔다. 근처 주민들은 행여 우범지대로 전락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고양시에 철거를 요청하기도 했다. 고양시는 정상 가동이 가능한 정수장을 철거하는 대신 새로운 활용방안을 마련했다. 바로 특수촬영이 가능한 수중스튜디오다. 이를 위해 2008년 경기도와 국토해양부 등에 건의해 국비와 도비 각 5억 원을 지원받았다.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정수장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마침내 추진 3년 만인 20일 약 38억 원이 투입된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가 개장한다.

총면적 2만6000m²(약 7800평)인 아쿠아 스튜디오에는 가로 58m, 세로 24m, 깊이 4.0m에 이르는 대형 수조가 있다. 농구장을 2개 붙여놓은 것과 비슷한 규모다. 이곳에서는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대규모 영화 촬영이 가능하다. 이미 스튜디오 개장이 추진 중이던 2009년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화제작 ‘해운대’의 대형 쓰나미 장면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중형 및 소형 수조도 1개씩 있다. 중소형 수조에서는 영화 광고 화보 등의 수중촬영이 가능하다. 또 최대 200여 명의 촬영인력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도 함께 있다.

고양시는 20일 오후 개장식을 연다. 개장식에는 배우 설경구 손예진 김상경 씨 등이 주연을 맡은 재난영화 ‘더 타워’의 특수촬영 장면이 펼쳐질 예정이다. 고양시 관계자는 “흉물로 전락한 정수장을 리모델링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중촬영장을 만들었다”며 “다양한 수중영상물 제작으로 국내 영상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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